"고(Go), 조(Joe)!”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16일 부통령 후보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이 연단에 오르자 당원들은 환호와 함께 탄성을 터뜨렸다.
조그맣고 연약한 체격에 주름살 투성이에다 다소 희극적인 마스크는 세련된 모습의 일반적인 정치인 풍모와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그리스 조각을 빼닮은 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와 비교하면 부조화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리버만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완숙한 제스처와 힘있고 목소리로 장내를 압도했다.
리버만은 이날 2-3분 간격으로 적절히 박수를 유도하고 눈웃음까지 짓는 등여유를 보이며 자신의 경력소개와 고어후보 홍보 및 공화당 공격 등을 적절히 구사했다.
그는 장모와 어머니 등을 소개할 때 오른손을 치켜들고 장난스런 동작을 취하는 등 파격적인 무대 매너를 선보여 '로보캅, 보이스카웃’로 불리는 딱딱한 이미지의 고어와는 달리 대의원들의 웃음과 박수를 한몸에 받았다.
리버만은 또 공화당에 대해 "수사만 있을 뿐 구체적 내용이 없다”며 공화당의 공약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가 40여분 동안 열정적으로 연설하자 장내는 리버만 열풍으로 가득찼다.
이날 리버만의 공식 데뷔식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호평했다.
CNN의 정치분석가 윌리엄 슈나이더는 "빈틈없어 보이는 고어와 절묘한 조화를 이룰만한 데뷔였다”고 평했다.
청취자 호감도 조사기관인 스픽아웃닷컴(SpeakOut.com)의 실시간 조사결과, 리버만은 평균 수준이상인 53을 얻었다.
그가 이날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치름으로써 고어가 리버만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이후 국민들의 지지율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버만에게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중서부 지방에서는 유대인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온존하고 있다.
또 소수민족들은 리버만이 소수민족 우대법안에 반대했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버맨은 전날 흑인 대의원모임에 불려가 혼줄이 나야했다.
뿐만 아니라 아랍계 미국인들도 리버만이 이스라엘의 국익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고어와 리버만을 정·부통령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또 이날 낮 LA에 도착한 고어는 장녀 카레나 쉬프의 연설이 끝난 후 예정에도 없이 연단에 나타나 갈채를 받았다.
/로스앤젤레스=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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