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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상봉/ "거리메운 자동차 인상적입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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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상봉/ "거리메운 자동차 인상적입네다"

입력
200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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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단 눈에 비친 서울“자동차가 너무 많아 공기가 매우 탁합네다”“머리색깔을 바꾼 젊은이들을 보면 눈이 저절로 감김네다.”

50년 만에 서울을 찾은 북측 이산가족들은 서울 풍경에서 ‘옛날 그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서울 방문 이틀째를 맞은 북측 이산가족들은 16일 저마다 서울풍경에 대해 한마디씩 던졌다.

이산가족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서울의 차량과 공해. 오전7시께 아침식사를 한 워커힐호텔 지하1층 선플라워룸으로 향하던 정춘모(63)씨는 “어제 하루 겪어보니 수많은 차량 배기가스 때문인 지 공기가 너무 탁하더라”며 “그래도 서울시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열렬히 환영해 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덕호(73)씨도 “공기가 나빠 답답하다”고 말했고, 박 섭(74)씨는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가 인상적이었다”며 서울의 첫 인상을 전했다.

대부분 60~70대 고령인 북한 이산가족들의 눈에는 남한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무척 낯설기만 했다. 이날 오전 롯데월드 민속관을 관람한 박명규(73)씨는 “형형색색으로 머리색깔을 ‘변동’시킨 젊은이들을 보면 저절로 눈이 감긴다”며 “밝은 모습은 보기 좋지만 너무 양풍(洋風)이 들어 있어 괴상스럽다”고 지적했다.

리 돈(71)씨도 “짧은 치마에 다리를 훤히 드러내 놓은 젊은 여자들과 노랗게 머리를 물들인 젊은 청년들을 보기가 민망했다”고 젊은이들의 복장과 머리색에 휘둥그런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그러나 서울음식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었다. 서울 종로가 고향인 김동진(74)씨는 “서울음식 먹어본 지가 하도 오래 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남조선 음식도 평양음식과 맛이 별반 다르지 않다”며 “특히 김치는 맛있고 호텔에서 주는 갈비탕도 괜찮다”고 평했다.

무더운 날씨도 화제거리였다. 이날 오전 회색 반팔 남방과 바지로 시원스럽게 차려 입은 심규황(65)씨는 “서울이 평양보다 많이 덥다”며 “하지만 호텔방은 시원해 편안히 잘 잤다”고 말했다.

이산가족들이 이날 觀覽한 롯데월드 민속관도 좋은 평을 받았다. 안중호(66)씨는 “민속관을 보니 우리민족의 문화유산이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흡족해 하면서 “평양에 있는 ‘평양 역사 박물관’을 꼭 한번 보러 오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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