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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상봉/ 함께못온 엄마가 딸에게 '대동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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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상봉/ 함께못온 엄마가 딸에게 '대동강편지'

입력
200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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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별 상봉에서 남측 가족들은 각기 기구한 사연을 편지와 녹음 테이프에 담아 북측 가족에 전달, 눈시울을 적셨다.황해도 연백군이 고향인 이재경(80·경기 부천시 원미구)씨는 1·4 후퇴 당시 네살바기 딸 경애씨를 혼자만 떼어놓고 나와 가슴에 한이 맺혀 있는 아내 민정숙씨가 쓴 애절한 편지를 딸에게 전달해 눈물을 자아냈다.

고혈압 합병증으로 수십년간 고생하고 있다는 민씨는 편지를 통해 “보고 싶은 경애야. 화장실까지 아장아장 따라오던 네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끝내 너를 데려오지 못한 그 긴 세월이 너무도 원망스럽구나.

경애야 엄마를 용서해 다오. 이 어미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늘 부처님께 네 행복을 기도하며 살았단다. 경애야 결혼은 했니.

아들 딸은 몇명이나 되니. 부디 좋은 사람만나 행복해야 할 텐데…(중략) 건강 때문에 비록 너를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네가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어미는 너무도 기쁘단다. 수십년동안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내 딸아 정말 너무도 보고 싶구나”라고 단장의 애절함을 표현했다.

또 뜻하지 않게 동생 경숙씨도 만나 상봉의 기쁨이 더한 김준섭(67·서울 강동구)씨는 두 딸 성희씨와 인숙씨가 북의 삼촌과 고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했다.

동생 경숙씨는 “태어나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삼촌과 고모, 이렇게 편지로나마 인사를 드려 너무나 반갑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친형제가 살아 있다는 게 저희들은 정말 실감나지 않습니다.

부디 남북 통일이 되어 다시 만나는 날까지 몸 건강히 잘 계십시요”라는 내용의 조카들 편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읽다가 끝내 목이 메이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라며 흐느꼈다.

채성신(73·경기 하남시 덕풍동)씨는 9세때 헤어진 여동생 정열(62)씨를 만나 자신의 아내가 “아가씨, 남편으로부터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고향 생각에 슬퍼할 때마다 아가씨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통일이 되면 만날 수 있길 바래요”라고 한 육성 녹음을 들려주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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