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살까 신청않고 北가족 그리움 애써남측 이산가족 숙소인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상봉을 돕는 대한적십자사 전원균(全元均·51) 여론홍보과장과 이 호텔 판촉과 한태조(韓泰朝·36) 대리는 상봉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애써 감추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전 과장도 한 맺힌 이산가족. 전 과장은 한적 간부로서 방문자 선정 과정에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방문 신청조차 하지 않았지만, 15일 이산가족이 상봉한 코엑스 컨벤션홀 한 구석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전 과장은 “상봉이 끝나지 않은 만큼 내 사연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얼굴표정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특히 이런 사연을 잘 아는 한적 관계자들은 첫 상봉이 이뤄진 15일 전 과장이 북에서 온 형님을 못 만난 남한 가족들의 ‘분풀이’ 대상까지 되자 더욱 안타까워 했다.
전 과장은 “정작 자신이 이산가족이란 사실을 숨긴 채 1983년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진행했던 이지연(李知娟·53) 아나운서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것”이라는 말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을 피력했다.
한태조 대리도 아버지 한경희(韓慶熙·86)씨의 고향이 황해도 재령인 실향민 2세. 아버지 한 씨는 1·4후퇴때 가족을 북에 두고 남으로 내려왔다.
상봉단 식사를 담당하며 직접 서빙까지 맡은 한 대리는 “혹시 황해도 분이 있나 찾았는 데 아직 만나지 못했다”며 “아버님 고향이 이북이라 이곳에 온 분들에게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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