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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맥주·민속주 모두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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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맥주·민속주 모두 맛있네요"

입력
200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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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방문단 호텔생활 표정“캔맥주가 참 맛 있습네다.” “안동술은 아주 일품입네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이틀밤을 지낸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호텔생활에는 대체로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15일 저녁 만찬을 마치고 밤 10시30분께 호텔로 돌아온 북쪽 방문단은 밤11시까지 호텔 2층 임시 연회장에 모여 간단하게 비공개로 단체 회의를 가진 뒤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출입을 자제했다.

북쪽 방문단들이 묵은 호텔방은 10.5평 크기 침대방으로 25인치 TV와 미니바 등이 준비됐다. 특히 미니바는 양주를 대신한 문배주, 안동소주 등 민속주와 국산 음료수, 워커힐 생수 등으로 채워졌다. 또 남북합작으로 생산된 ‘한마음’ 담배가 준비됐다.

대다수 이산가족들은 15일에 이어 16일 밤에도 가족들이 건네 준 앨범을 꺼내놓고 50년의 세월을 ‘보상’받으려는 듯 보고 또 봤다. 5남매들을 보기 위해 남쪽을 찾은 오경수(72)씨는 부모님(80년 사망)의 빛바랜 흑백 사진이 눈에 들어오자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오마니…”를 부르며 오열했다.

일부는 답답한 듯 창문을 열고 처연하게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가 하면, 여유를 찾은 이들은 TV를 보며 만남의 감동을 되새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과거 남쪽을 찾은 남북회담 대표단들과는 상당수 이산가족들이 호텔방의 미니바를 이용했다고 호텔측은 전했다. 이들은 문배주, 안동소주 등 민속주를 마시며 이산의 아픔을 달랬고, 국산맥주도 인기를 끌었다. 동생을 만난 홍두혁(67·경북)씨는 “모두 맛있네요. 특히 안동술(안동소주)이 참 좋았다”며 껄껄 웃었다.

16일 남쪽에서의 첫 아침식사로는 은대구구이, 사골우거지탕, 삼색전 등 한식(3만7,000원)이 제공됐으며, 점심식사로는 6만원 상당의 한식과 일식이 섞인 음식이 나왔다. 호텔 관계자는 “대부분 음식을 남기지 않았다”며 “특히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김치에 손이 많이 갔다“고 전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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