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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첫날 방송사 표정/ '또 하나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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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첫날 방송사 표정/ '또 하나의 드라마'

입력
200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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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비가 약간 내린 15일 서울 새벽 6시. 방송 3사의 메인 앵커들은 이렇게 남북 이산가족 상봉 특별방송을 시작했다.

이 멘트에 이어 KBS MBC SBS의 카메라와 보도진, 기술진은 뉴스센터를 중심으로 서울 쉐라톤 워커힐, 삼성동 코엑스 등 5~6곳의 야외 스튜디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송 3사의 이산가족 상봉 방송은 보도국 교양국 예능국 영상제작국 지방총국 등 거사적으로 300~600명의 제작진이 참여한 대규모 방송이었다.

방송 3사는 남북 이산가족 취재 기획단을 중심으로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장면을 내보내기 위해 14일 밤 12시까지 리허설을 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KBS 박동명 주간, MBC 김종국 부장, SBS 김광석 부장 등 이산가족 상봉방송 책임자를 비롯한 300~400명의 보도진 기술진은 퇴근도 못한 채 15일 방송에 대비했다.

15일 새벽 3시부터 MBC 권재홍·김주하 앵커, KBS 홍기섭 앵커, SBS 정성근·최영아 앵커는 여의도 스튜디오에 도착해 방송 멘트를 점검한 뒤, 쉐라톤 워커힐 야외 스튜디오에 도착해 새벽 6시 정각 일제히 4일간의 이산가족 상봉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이산가족들의 집단상봉. 코엑스에는 방송 3사가 중계 카메라를 10~20대씩 집중 포진시켜 다각도에서 감동적인 만남의 장면을 포착했다.

보도국 기자, 카메라 기자들은 좋은 그림을 잡기 위해 15일부터 새벽부터 카메라 위치를 선정하는 등 방송사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가장 분주하고 긴장의 순간이 하루종일 이어졌던 곳은 방송 3사의 위성국. 이곳에선 평양에서 이뤄진 상봉을 보다 빠르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30~40명의 기술진이 종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KBS 박동명 주간은 “6월 남북 정상회담 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생방송이 아니어서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상봉 순간이 20~30분 정도 시차를 두고 남한 시청자들에게 전달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위성방송에 관련된 금산지구국 한국통신 등도 방송사 못지않게 직원들이 정상 출근해 남북이산가족 상봉방송을 도왔다.

15일의 이산가족 상봉방송은 두 달간의 준비를 한 MBC가 KBS와 SBS에 비해 입체적인 방송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는 상봉 현장을 생동감있게 방송한데 이어 남한 가족 75명의 사연과 인터뷰, 방북단 15명의 북한 방문소감을 시기적절하게 내보내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KBS는 이산가족의 신상명세 등 풍부한 이산가족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가족들의 상봉이 이뤄질 때마다 그래픽으로 가족현황 등을 보여줬다.

SBS는 정규방송을 진행하면서 특보를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정규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특보방송을 했다.

새벽 3시에 출근해 힘든 하루를 보낸 MBC 권재홍 앵커는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 눈시울을 적셨다.

그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힘든 하루가 보람있는 날로 변했다”고 말했다. 권앵커의 심정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방송에 참여했던 방송인들의 마음을 대신한 것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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