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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의 자존심, 국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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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의 자존심, 국립교향악단

입력
200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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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자존심, 북한 국립교향악단이 서울에 온다.분단 반세기 만에, 그것도 북한 최고의 예술단 공연이고, 북한 음악의 모든 것을 거의 완벽하게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기대된다.

역사적인 6·15선언 직전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의 축하공연도 이 악단이 첫 순서를 장식했었다.

이 악단의 공식 명칭은 대외적으로 ‘조선국립교향악단’이고, 대내적으로 ‘평양국립교향악단’이다.

이들의 전용 공간은 대동강변 모란봉공원 입구에 있는 모란봉극장이다.

이 악단은 북한의 거의 모든 예술단이 연극·음악·무용 등을 망라한 종합예술단인데 비하여 말 그대로 유일한 ‘교향악단’이라는 점에서 다른 예술단체와 다르다.

또 남한 교향악단과 달리 기악 연주가들뿐만 아니라 지휘자와 작곡가, 그리고 성악가들 모두를 단원으로 포함하고 있다.

자체 행정부서가 있으며, 최고 책임자는 단장이다.

편성은 남한의 그것과 기본적으로 같다. 플루트에서 콘트라베이스에 이르기까지 3관 편성 124명이다.

작품에 따라 4관 편성도 가능하다.

단원들이 정년퇴임시까지 활동하기 때문에 백발이 성성한 원로 음악가들도 상당수 포진해 있어서 신규 지원자의 오디션은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다.

단원은 대부분 평양음악무용대학이나 해외 유학 출신의 실력파이다.

남한과 다른 점은 편성과 작품공연에 있다.

북한 작곡가의 민족음악을 연주할 경우 장새납(개량 태평소)이나 저대(개량 대금) 등 민족악기가 서양악기와 함께 편성되는 이른바 ‘배합관현악’ 편성이 특징이다.

이 악단은 북한의 경축일과 특별행사 연주를 비롯해 정기연주회를 한다.

주로 북한 작곡가들인 최성환의 ‘아리랑’, 김영규의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윤충남의 피아노협주곡 ‘조선은 하나다’ 등과 베토벤에서 윤이상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모든 작품을 연주한다.

평양과 지방공연은 물론 러시아, 폴란드, 불가리아, 중국, 일본 등 해외공연 경험 또한 풍부하다.

이 악단은 지휘자실에 상임지휘자 격인 수석 또는 책임지휘자가 있고, 여러 지휘자들이 소속되어 있다. 현재 책임지휘자는 피아니스트이자 재일동포 출신인 인민예술가 김병화(64)이다.

또, 평양음대 지휘과를 나온 김정균과 같은 대학 지휘학과 출신이면서 동베를린음악원 유학을 마친 한영상, 김호윤 등이 있다.

이 밖에 만수대예술단 지휘자이면서 1985년 제8회 카라얀국제지휘콩쿠르에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을 지휘하여 1등 없는 2등으로 세계에 부각된 김일진(44)이 객원으로 지휘한다.

▥ 노동은(중앙대 교수·음악학)

노동은 교수는 한국근대음악사와 북한 음악을 연구해왔으며, 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 지난해 윤이상통일음악회로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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