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가슴으로 느끼고 보십시요. 발전적 만남이 통일의 그날까지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8·15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각계 인사들은 반세기만의 만남을 축하하고 통일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북에서 오는 이산가족들에게 전했다.이들은 50년동안 웃자라난 마음의 벽과 상처를 서로 어루만져주는 일도 잊지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시열(은행연합회장)씨=한맺힌 그리움을 안고 북에서 오신 이산가족 여러분. 첫 방문자로 선택받으신 여러분들은 분단의 세월이 쌓아놓은 불신의 벽을 깨고 민족 화해의 새로운 현대사를 여는 주인공임을 잊지 마십시요. 오늘의 만남이 21세기 통일 한국으로 향하는 큰 발걸음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조성우(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집행위원장)씨=상봉을 통해 양측간의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이 차이를 상처로 간주해 달래고 어루만지는 성숙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 면회소 설치와 서신왕래가 하루 속히 이뤄지도록 남북이 협력해야 한다. 이번 행사는 상봉하지 못한 많은 이산가족의 슬픔도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신종원(40·YMCA 시민중계실장)씨=이번 상봉은 이산의 아픔속에서 살아온 가족들의 염원이 해결되는 동시에 전민족 차원의 교류가 시작되는 ‘씨앗’이 될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상호방문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잠재돼 있는 분단의식, 적대의식들이 완전히 녹아들고 국토와 민족이 소통되는 큰 역사의 물꼬가 되기를 바란다.
■이종석(세종연구소 연구위원)씨=이산가족 200분이 만남의 기쁨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를 바란다. 50년이상 헤어져 살아 사고·생활방식에 차이가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색함을 탓하지 말고 혈육의 느낌을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이 행사가 혈맥을 잇는 첫 걸음이라는 느긋한 자세로 상봉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박완서(소설가)씨=월북한 사람들이 내려오는 걸 보게 되니 살아 생전 이런 날도 보는구나 싶어 목이 메인다. 북한 이산가족 방문단에 포함된 오영재 시인의 ‘어머니’ 시를 보며 남북한이 같은 정서와 말을 공유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머무는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쌓였던 얘기 다 풀고 가기를 바란다.
■정상국(LG구조조정본부 상무)씨=북한 이산가족들이 50년의 한을 풀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북한 방북단이 시간을 내 남한의 산업현장을 시찰해 보았으면 한다. 상봉단원 상당수가 북한에서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남북 경협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도 내 주길 기대한다.
■이회택(54·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감독)씨=이산가족 상호 교환방문 소식을 접하니 10년전 남북통일축구 때 40여년만에 평양에서 아버지를 만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산가족의 만남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초월한 살붙이들의 본능 아닌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리고 인원에 제한 없이 이뤄져야 한다.
■김동완(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씨=이산가족이 모두 고령인 만큼 이산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가능한 한 빨리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나아가 이산가족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들의 만남이 우리의 만남인 것처럼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고, 함께 나누어야 될 그런 장이 되기를 바란다.
■강현술(42·주부·서울 서초구 방배3동)씨=생사도 모른 채 살아왔고, 재회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가족들이 서로 만나게 됐다니 덩달아 흥분되고 기쁘다. 남과 북의 정부는 이번 상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지속적인 만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통일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도록 유리잔을 다루듯 신중하게 일을 꾸려 나가야 할 것이다.
■김준철(22·서울대 공대 학생회장)씨=이산가족 상봉은 통일의 기틀을 놓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남북의 국민들이 허물없이 오가다 보면 학생, 교수, 의료, 체육 등 다른 분야의 교류도 활발해 지게 된다.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지않은 대학생들에게는 남과 북이 한 핏줄, 같은 민족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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