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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10대 매매춘 뿌리뽑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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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10대 매매춘 뿌리뽑으려면

입력
200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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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칭 "원조교제"(援助交際)가 매우 심각하다. 이 용어가 수년전 일본에서 상륙한 이후 이처럼 급속도로 현실화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원조교제란 말은 일본식 한자어를 우리말로 그냥 읽은 것이다. 그 말뜻은 “도와 주면서 교제한다”는 것으로, 매우 선량하다는 느낌까지 준다.그 실체는 어디까지나 매매춘이다. 돈을 매개로 몸을 사고 파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 당사자가 나이 든 남성, 소위 ‘젊은 아빠’와 나이 어린 여성, 소위 ‘고갸루’(고모도

+ 갸류

)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식의 변명성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된다. 있는 그대로 ‘신종 10대 매매춘’ 정도로 하는 것이 옳다.

최근 서울경찰청에 적발된 남성 92명은 회사원 25명, 자영업자 23명, 종업원 6명, 전문직 6명, 학생 7명, 무직 8명, 기타 6명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단속에서는 교수, 교사, 변호사, 공무원까지 적발된 적도 있다. 이들의 연령은 30대가 36명, 20대가 35명, 40대가 16명, 50대가 1명, 그리고 10대가 4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과연 어떤 인물들이기에 이같은 추악한 짓을 부끄러움없이 저지르고 있는가. 그들은 해방후 세대들이다. 그리고 소위 개발경제시대에 성장한 인물들이다. 성적으로도 서구의 개방 추세에 휩쓸려온 세대들이고 인터넷 채팅을 할 수 있는 자들이다.

그들은 돈을 주고 나이어린 성을 산 자들이다. 또 나이어린 10대들은 훨씬 싼 값에 살 수 있다고 계산적 잔머리까지 굴리는 자들이다.

그뿐인가. 이들은 애들이 제 마음대로 다루는데 편하다는 것도 알고, 게다가 그들의 순진한 듯한 어설픔이 자신의 지배욕구까지 확실하게 만족시켜 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다. 나아가 그들은 자신의 행실에 대해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이 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돈으로 성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나 잘 갖추어진 특별한 나라인데, 다만 좀 더 나이어린 아이들을 손쉬운 방법으로 남몰래 상대했다는 것외에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의 몰상식과 타락불감증이 끝없이 치닫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분명히 말해야 한다. 당신들은 돈을 주고 성을 산 매춘부(買春夫)일 뿐, 아이들에게 원조를 해준다고 변명하여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매매춘이 비난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성의 영역에 돈이 매개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당신들은 아동·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범이다.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행위는 성인에 대한 것과 전혀 다르게 취급한다. 폭력 대신 돈으로 매수했다해도 성폭력범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들의 행위는 강간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성적 학대의 극치일 뿐이다.

그리고 당신들은 자신들의 성적 열등감과 상처를 나이어린 아이들에게 터뜨리고자 한 것이므로 성적 성격파탄자다. 과거에는 노인들이 장수라는 명목으로 동녀(童女)를 취하는 해괴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당신들은 지금 한창 젊고 일할 나이다. 그런데 왜 그리 나이어린 10대 소녀들을 밝히는가. 아마도 자기 자신은 잘 모를지 모른다.

자신의 가슴속에 감추어져 있는 남모르는 성적 상처가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지를…. 그러한 성벽은 자칫 잘못하면 소아애(小兒愛)적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적어도 아동·청소년만은 특별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영혼은 어릴수록 상처받기 쉬운 만큼 그 상처를 준 데에 대한 죄과가 더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10대 상대 매매춘은 그래서 특별법을 만들어 처벌하고 그 신상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이다. 지난달 1일부터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이를 매개로 이 나라의 잘못된 성매매 풍조와 밤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길 기대한다.

/강지원 서울고검 부장검사·청소년문제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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