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음악연주회 준비 지휘자 박태영북한에서 유학한 재일동포 지휘자 박태영(38)씨가 북한 음악으로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1987~91년 북한 최고의 예술대학인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공부한 박씨는 현재 북한의 관현악 작품으로 교향곡 2, 서곡 10, 협주곡 5개 이상의 악보를 갖고 있다.
처음 계획은 9월에 서울시향, 전주시향과 하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시향은 협연자 문제로, 전주시향은 스폰서 문제로 취소됐다. 어쨌든 올해 안에 할 작정이다.
취소된 연주회를 아쉬워하며 9월 9일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 연주회 때 우선 앙코르로 한 곡쯤 북한 작품을 넣을 생각이다.
그가 연주하려고 마음에 둔 북한 작품은 서곡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김영규 작곡), 교향곡 ‘꽃파는 처녀’(집체창작)와 피아노협주곡 ‘조선은 하나다’(작곡 윤충남)이다.
‘꽃파는 처녀’는 일제시대 민중의 수난과 투쟁을 그린 작품으로 북한의 대표적 창작곡이다.
‘꽃파는 처녀’는 영화와 혁명가극으로도 만들어졌는데, 모두 북한 예술의 걸작으로 꼽힌다.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좋아하고 높이 평가한 곡이라고 한다.
“북한 관현악 작품에 훌륭한 곡이 많이 있습니다.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아리랑’, ‘피바다’, ‘도라지’같은 작품을 꼽을 수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인민 대중이 좋아하고 잘 아는 곡을 교향곡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교시했고, 이에 따라 선율이 쉽고 편안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많이 나왔지요.”
그는 북한국립교향악단 수준이 매우 높다고 전한다.
거장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던 시절의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사운드를 지녔다는 것. 그것은 강한 부분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찢어지는 듯한 강렬함을, 작고 여린 부분에서는 숨 막힐 듯한 긴장감을 지닌 소리다.
남한 오케스트라와 가장 다른 점은 지휘자의 엄청난 카리스마라고 한다.
이번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서울 공연은 그의 지휘 스승인 김병화가 지휘할 가능성이 크다.
● 박태영은…
그는 일본에서 도쿄음대를 졸업하고 북한에 유학, 평양음악무용대학의 지휘과 교수 오일룡과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책임지휘자(음악감독) 김병화에게 지휘를 배웠다.
그 뒤 모스크바음악원에 유학, 러시아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두각을 나타내 97년 러시아 국립 두다로바 교향악단 부지휘자가 됐고, 99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지휘자협회에 정식 회원으로 등록된 동양인 지휘자는 그가 유일하다.
한국에는 지난해 데뷔, 현재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임지휘자와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 단장 겸 지휘자를 맡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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