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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술의 최고봉' 정창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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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술의 최고봉' 정창모 개인전

입력
200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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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이산가족 북측 상봉단에 포함돼 화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거물급 화가정창모(68)씨가 때맞춰 서울에서 개인전까지 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이번 그의 개인전은 북한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만수기획사가 정씨가 소속돼 있는 북한의 만수대창작사와 접촉해 성사됐다.

주최는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정씨의 1990년대 이후 작품 5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개막식인 16일 정씨가 참석할지도 관심 대목이다.

정씨는 북한이 자랑하는 ‘조선화의 최고 거장’이다.

최근 발간된 북한의 ‘조선예술’(2000년 3월호)은 정씨를 “인물화, 풍경화, 화조화, 정물화 등 조선화의 각 장르에 걸쳐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뛰어난 화가”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출간된 ‘조선력대미술가편람’에는 “이석호, 정종여, 김용준 이후 시기 몰골화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동양화 특유의 몰골 기법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발전시킨 조선화의 대가라는 평가다.

특히 북한의 현대미술이 ‘조선화’로 대표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현대 미술의 최고 거장이라 해도 손색없다.

이번에 여동생을 찾기 위해 방문하는 그는 전주 출신의 월북화가. 한국전쟁당시 18세의 나이로 혈혈단신 월북한 후 평양미술대학에서 월북화가 김장한 리석호 정종여 등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1968년 최계근과 공동제작한 ‘4·19의 용사들’은 북한의 조선미술박물관이 걸작으로 내세우는 작품이다.

오랫동안 만수대창작사에서 후진을 양성해왔으며, 1989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북한 미술계 자랑 '조선화'

북한이 현대미술에서 당당히 내세우는 장르는 ‘조선화’다.

남한에서 동양화 혹은 한국화라 부르는 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남한에서 그것은 전통적인 수묵화와 채색화를 서양화와 대비하기 위해 부르는 명칭인 반면, 북한에서 조선화는 정책적으로 개발돼 온 장르다.

‘선명하고 간결한 전통적 화법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킨 장르’라는 것이다.

조선화는 기법적으로는 동양화의 전통적 화법인 몰골법을 취해 윤곽선 없이 농담(濃淡)만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여기에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예술적 이념으로 내세워 추상을 없애고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채색한다.

작품 주제는 항일투쟁이나 노동자 계급의 노동현장이 주류지만, 최근에는 자연을 묘사하는 그림도 곧잘 등장하는 추세다.

전통을 계승하면서, 사회주의 혁명 단계에 부합하는 장르로 개발시킨 것이 바로 조선화인 셈이다.

북한 현대미술의 또 다른 특징은 ‘집체 창작’이라는 데 있다.

집단창작품인 ‘천리마 동상’ ‘만수대 기념비’ ‘평양지하철도 벽화’ ‘김일성 경기장 벽화’ 등을 빼놓고는 북한의 현대미술을 논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에는 개인전이 없다. 물론, 화랑도 없다.

해마다 열리는 국가미술전, 2년마다 열리는 산업미술전, 선전화전 등에 출품해 자기 기량을 평가받게 된다.

이들 화가들은 조선미술가 동맹의 회원으로 등록돼 각 창작 단체에서 활동한다.

화가 정창모가 속해 있는 만수대창작사가 바로 북한내 최고 창작단체이다.

1959년 설립돼 현재 각종 순수, 공예예술가 4,5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민예술가, 공훈예술가도 만수대창작사 소속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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