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제공하는 술은 도수가 높으니 많이 드시지 마십시요''안내원이나 식당종업들에게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시고 '접대원'이라고 부르세요'방북 이산가족 100명은 또 다른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반세기의분다나은 문화와 정서의 골은 그만큼 깊에 파 놓았기 때문이다.
방북단은 14일 오후 쉐라톤워커힐호텔 지하1층 선플라워룸에서 3시간동안 통일교육원 주최 방북교육을 받았다. 대한적십자사가 나눠준 '이산가족 방북단 안내서'에는 여러가지 주의사항들이 많았다.
특히 교육원측이 '가슴띠(브래지어)''꼬부랑국수(라면)''몸까가(살빼기)'등의 북한말을 '해설'해주자 방문단을 실소를 금치 못했다.
처자식을 만날 예정인 염대성(79.송파구 문정동)씨는 "내가 살았던 곳의 말인데도 너무 낯설다"며 "50년 세월이 말도 와전히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이산가족등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된 것들. 교육원은 김위원장을 호칭할 때는 직함을꼭 붙이고 사진이 실린 신문 등을 깔고 앉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북한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마라는 등의 주의사항도 전달했다. 방북단은 '동·식물이나 흙은 되고록 가져오면 안된다'는 안내서 규정이 나오자 "한 줌만 가져올 수 있다면 원이 없겠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가족을 만나을때 '얼마나 고생했느냐''식량난에 제대로 먹고 사느냐"는 등의표현을 피하라는 주의사항이 전달되자, "어제밤에 TV로 김정일위원장이 북의 식량사정이 나쁘다고 말했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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