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12일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이산가족 교환 방문을 9, 10월에도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고향까지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위원장은 또 복원되는 경의선 철도 옆에 개성까지 연결되는 새 도로를 건설하고 현대가 건설할 개성 관광단지와 공업단지에는 서울 관광객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큰 단체의 방북 시 직항로 이용과 2005년까지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계하는 관광상품 개발도 약속했다.
13일 장명수(張明秀) 한국일보 사장 등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언론사 사장단에 따르면 김위원장은 12일 낮 12시부터 3시간30분 동안 평양 목란관 대연회실에서 열린 오찬에서 자신의 서울 방문을 비롯한 통일·관광·이산가족·언론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위원장은 특히 자신의 서울 방문과 관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빚을 진 만큼 2박 3일 일정으로 이른 시일내에 서울에 가겠다”며 “가능하다면 (전북 전주에 있는) 시조인 전주 김씨 묘를 참배하겠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그러나 이번 가을 러시아 방문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혀, 추석을 전후한 서울 방문은 어렵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김위원장은 이산가족 교환방문에 대해서는 “이산가족 문제는 준비 없이 갑자기 하면 비극적 역사로 끝나거나 다른 방법으로 가버릴 수 있다”며 “올해에는 9, 10월 매달 한번씩 하고 내년에는 사업을 종합검토해서 이산가족들이 집에까지 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또 “현대에 개성 관광·공업 단지를 꾸밀 수 있도록 한 것은 6·15 남북공동선언의 선물”이라며 “관광단지가 완성되면 서울서도 오기가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복원되는 경의선 철도에 대해서는 “남측이 먼저 착공하면 우리도 즉시 착공하겠다”며 “장관급회담에서 (착공)날짜가 합의되면 3·8 분계선 내 2개 사단 3만 5,000명을 빼내서 즉시 착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는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 겸 통일선전부장,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과학교육비서, 정하철(鄭夏哲) 선전선동부장, 김양건 국제부장, 강능수 공보위원장, 최칠남 노동신문 책임주필, 김기룡 조선중앙통신사 사장, 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최학래(崔鶴來) 한국신문협회장과 박권상(朴權相) 한국방송협회장을 비롯, 동행한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 등 방북단 56명 전원이 참석했다. 방북 사장단은 7박8일 동안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2일 오후 아시아나 전세기편을 이용, 평양_서울간 직항로를 통해 귀국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