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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다행한 현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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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다행한 현대 마무리

입력
200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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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현대_채권단_정부 3자간 합의 내용이 어제 발표됐다. 그동안 현대측의 버티기와 정부·채권단의 무기력한 모습에 극도의 피로감마저 느껴온 시장과 국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증시 등 내외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지만, 적어도 악재는 아닐 것이다.이번 합의 내용은 부분적으로 미흡한 대목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여러 현실여건을 고려할 때 현대가 나름대로 최선의 카드를 내놓은 것 또한 사실이다.

자구계획, 계열분리, 지배구조 개선 등 정부가 현대측에 요구해온 3개 사항중 2개 사항이 전폭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공업의 계열분리를 앞당기기로 한 것, 상선 등에 대한 지분정리로 건설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한 것 등은 지난 5월의 당초 자구계획안보다 한결 전향적이고 실효성도 높다고 하겠다.

특히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을 처분키로 한 것은 관계법의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건설의 자금난도 해소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런 대책은 당초 현대측이 생각했던 계열분리 이상의 그룹 해체를 빚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정몽헌씨로서는 자기몫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의 고리가 이완될 수도 있어 피하고 싶은 카드였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번 합의를 현대의 ‘용단’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현대가 뒤늦게나마 위기에 대한 현실인식과 대응 감각을 바로 찾은 것 같아 불행 중 다행이다.

3부자 퇴진 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구체적 일정이 이번 합의안에서 빠진 것은 유감스럽다. 인적 청산이 반드시 사태 해결의 본질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내외에 약속한 사항인 만큼 납득할 만한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새 내각 출범 후 바로 현대문제의 실마리가 풀려 개각의 의미도 살아나는 것 같다. 이번 합의안이 시장의 안정과 여타 부문 개혁의 지렛대가 되도록 후속조치와 감독 및 지원에 만반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 등 시장 참여자들도 총체적 국익을 염두에 둬 현대의 자구노력에 애정어린 성원을 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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