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 총재비서실장이 10일 체험적 뇌물 이야기를 했다. 주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에겐 실제로 수많은 뇌물 유혹이 있다”며 “나중에 갑절로 술을 사긴 했지만 나 자신도 이번 선거 때 국회 상임위(농림해양수산위) 관련 단체들로부터 100만원과 200만원, 두번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주실장은 “나는 그나마 사업(사조산업)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돈으로부터 자유롭지만, 동료 중에는 뇌물을 챙겨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있다”며 해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주실장은 상임위의 뇌물 유통경로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상임위를 배정받으면 1년간 관련단체에서 집중적으로 돈 공세를 하는데, 이 시기에 받지 않으면 소문이 나서 나중에는 돈이 들어오지 않는 반면, ‘밝히는’ 의원들은 때마다 빠짐없이 챙겨준다는 것.
주의원은 “15대 때 정치에 입문하면서 지역구를 물려받았는데, 지구당 운영비만 한달에 5,000만원이 들어 3,000만원으로 깎았더니 왕소금이라고 빈정거리더라”며 “이런 풍토에선 의원들이 돈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실장은 “우리집안은 아버지 때부터 사업을 하는 바람에 뇌물을 주기만 했다”면서 “사회에 처음 나와 은행 다닐 때 돈봉투를 받아갔더니 어머니가 액자로 만들어 보관하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