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에 총비상령이 떨어졌다.국내 은행들의 영업실적이 과거에 비해 호전되고 있지만 잠재손실을 반영할 경우 형편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의 발표에서 영업실적이 부실한 것으로 밝혀진 은행들마다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경영전반은 물론 상품 부문까지 외부컨설팅을 확대하는 등 ‘생존’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당장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중 은행들이 제출한 잠재손실을 반영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대한 점검을 마무리한 뒤 BIS 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하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 대해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 은행간 명암 뚜렷
잠재부실을 감안한 올 상반기 영업실적이 은행별로 명암이 뚜렷이 갈라졌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3인방’인 서울·한빛·외환은행이 각각 7,174억원, 7,104억원, 2,541억원의 적자를 기록, 손실분야의 1~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또한 지방은행들도 부산은행(57억원) 대구은행(27억원)이 흑자를 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량은행의 3형제인 주택은행(3,752억원) 국민은행(2,287억원) 신한은행(2,262억원) 등은 2,000억~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 금융권 판도변화를 실감케 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당기순이익률(ROA)에서 시중은행이 평균 0.48%였지만 지방은행은 마이너스0.82%로 커다란 격차를 드러냈다.
■ 시급한 은행구조조정
잠재부실을 감안한 은행의 상반기 영업실적은 2차 은행구조조정을 미적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시중은행 가운데 한빛·외환·서울·평화은행, 지방은행 중 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이 벼랑 끝에 몰렸다.
금감위 관계자는 “현재의 자금시장 불안을 감안할 때 당기순익이 흑자로 돌아선 은행들도 대우를 비롯,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중인 대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기업으로 분류돼 있지만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도 많아 앞으로 부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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