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 등이 보장된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이렇게 보장된 자유나 권리보다는 규제라는 이름으로 제한된 것들이 휠씬 많다.규제는 사회 속에 혼란과 무질서를 잡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에게 내려진 규제들도 그런 것들인가.
학생들은 어른들이 받는 규제보다 더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요즘 크게 이슈화하고 있는 두발제한과 소지품 검사, 가방이나 신발 등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잣대, 악세사리 착용 금지 등은 사회혼란이나 무질서와는 상관없는 것들이다. 분명히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
경찰이 불심검문으로 가방을 뒤지는 것이 불법이듯 학생들의 소지품검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얼마전 한 여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던 가방을 모두 빼앗아 창고에 쌓아두는 것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짓밟는 처사이다.
어른들은 학교에서 강제적인 규제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교육은 교육적인 방법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학교에서 언제 수학이나 영어에 할애되는 시간만큼 학생들의 선택의 문제, 가치관의 문제, 올바른 삶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교육한 적이 있는가.
술, 담배만 해도 그렇다. 청소년 흡연률이 50%를 넘는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술, 담배를 팔지않는 상도덕만 제대로 지킨다면 이 비율을 현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 담배를 하는 청소년비율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지 않은가.
어른들은 요즘 청소년들의 성적 타락도 개탄스러워 한다. 하지만 TV쇼프로그램에서 10대 여자연예인에게 ‘섹시하다’느니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어른들, 돈을 미끼로 청소년들의 몸을 사는 어른들이 더 문제가 아닌가. 그런 파렴치한 어른들에 대한 규제가 더 빠른 길이다.
이런 세상 속에서 어른들의 바람대로 착하고 깨끗하고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눈감고 귀막고 방안에만 틀어 박혀 살아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기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콜버그의 ‘발달심리학’에 따르면 어른과 15세 이상청소년들의 도덕적인 판단은 똑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을 사회와 격리시키는 방향의 규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모범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입사원서를 쓰면서 키 165㎝이상 몸무게 55㎏이하라는 우스꽝스런 규정 앞에 쓴 웃음을 짓는다.
/장여진 서울여상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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