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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전쟁' 前아르헨장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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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전쟁' 前아르헨장교 체포

입력
200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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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대통령의 면책특권박탈에 따라 과거 남미국가의 인권유린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죄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민간인 학살사건인 '더러운 전쟁(Guerra Sucia; Dirty War)’과 관련된 아르헨티나 전 육군중령이 8일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이탈리아 경찰은 이날 프랑스 사법당국의 요청에 따라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출국하려던 올리베라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1976년 아르헨티나 서부 산 후안시에서 발생한 프랑스 여성 마리아 안나 에리제의 실종사건과 관련한 혐의로 유럽 각국에 올리베라의 체포협력을 요청한 상태로 이날 이탈리아 정부에 40일 이내에 올리베라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고 밝혔다.

더러운 전쟁과 관련된 아르헨티나의 전 군부세력이 외국에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러운 전쟁’이란 1976~83년 아르헨티나 군부집권기간 중 특히 1977~79년 군부가 '좌익척결’을 구실로 재야인사와 대학생, 정치인 등 9,0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한 사건.

이중에는 600여명의 스페인 및 프랑스인 등의 외국인들도 포함돼 있다.

유족들은 희생자가 최소한 3만명 이상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1995년에는 3,000여명의 정치범이 산채로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밝혀져 전세계적인 경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정권은 '빨갱이 사냥’이라는 명목으로 칠레의 군부와 정보를 교환하고 도망자를 체포해 서로 넘겨주는 등 합동으로 반체제민주화 운동세력을 탄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983년 등장한 라울 알폰신 대통령의 문민정부는 군부의 죄악을 심판하기 위해 호르헤 비델라, 로베르토 비올라, 레오폴드 갈티에리 등 군사평의회 위원 12명을 포함 98명의 군부핵심들을 테러-학살-고문 등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했다.

그러나 이후 4번의 쿠데타 기도 등 군부의 반발이 잇따르자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의 2기 문민정부는 군부와 타협, 대사면을 통해 구속자들을 모두 석방했다.

이번 올리베라 체포건과 관련,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정권 출신 인사들은 유럽에서 더욱 처신이 어렵게 될 전망이다.

프랑스외에도 피노체트에게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해 지난해 영국으로 하여금 그를 체포케 하는 개가를 올렸던 스페인의 발타사르 가르손 판사가 이미 지난해 11월 더러운 전쟁과 관련한 독재자들에게도 체포영장을 발부해 놓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제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들은 아르헨티나 이외의 국가에선 언제든지 인터폴에 의해 체포가 가능하다.

이처럼 반인권범죄세력들이 상당수 정치적 타협을 통해 국내에서 면죄부를 얻었더라도 '인권(人權)은 주권(主權)에 앞선다’는 국제여론속에 국제사회로부터의 사법처리시도가 이어지는게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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