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처럼 봄이면 서울시민의 발을 옭아매던 지하철 파업이 올해는 건너 뛰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지난 1월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의 무파업 선언 때문이라 한다. 그 때 시민들은 ‘잦은 파업으로 염치가 없어 그러려니’ 했다. 얼마 안가 일부에서 반발이 있다는 소식에 ‘그러면 그렇지’ 했다.그런데, 그 선언이 서울시 산하 6개 투자기관 노사 모두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출범을 견인해냈다는 소식이다. 반가운 뉴스다.
해마다 겪은 지하철 파업의 경제적 손실은 엄청났다. 시민들이 입은 유형무형의 손해까지 합치면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뜻밖에도, 두 지하철공사만이 아니라 강남병원 농수산물공사 도시개발공사 시설관리공단 등이 일제히 노사분규 예방을 다짐하고, 서비스 개선까지 스스로 약속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는 서울시 6개투자기관 대표와 노조대표, 공익위원 등 3자 참여로 구성, 노사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음해 임금 가이드 라인과 근로조건 등을 협의하고, 노사간 현안이 있을 때는 수시로 협의·조정함으로써 분규를 예방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장과 서울모델협의회 의장, 투자기관 노조협의회 의장, 투자기관 사용자협의회 의장이 합의사항을 반드시 이행한다는 협정을 맺음으로써 약속이행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있다.
고 건(高 建)서울시장은 9일 협의회 발족을 발표하면서 이 일을 계기로 노사문제에 관한 상호신뢰와 신의성실의 새로운 교섭문화를 창조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협의체가 우리나라의 21세기 노사정 파트너십을 선도하게 되리라는 기대도 표명했다. 서울시는 이보다 앞서 지방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노사정협의회를 만들어, 8개월동안 극한적으로 대결해온 한 운수업체 노사분규를 조정한 일이 있다.
이번에 탄생한 서울모델협의회도 서울시 노사정협의회 특별위원회 성격의 조직임을 생각하면, 대화와 합의에 의한 노사문제 해결이라는 새 관행이 굳혀질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
이런 노사정 협의모델은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같은 유럽 국가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국가단위의 사회경제협의회(SER) 운영으로 실업률을 끌어 내리고 생산성을 올려 국가경제를 구한 대표적 사례로 기록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가 집단 이기주의에 발목잡힌 국가 경제난을 극복하는 새로운 성공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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