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前금감위장 이임사이용근(李容根)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9일 이임사를 통해 “기업·금융 구조조정에 시간이 없다. 사고를 당해 한 다리를 잘라야 하는 사람이 수술에 시간을 지체하면 두 다리를 모두 잘라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구조조정이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공멸’할 수도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21세기에는 중간은 없고 1류 국가와 다수의 3류 국가만 남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자체가 어려워진다”며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시대적 소명인 구조조정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비감한 어조로 역설했다.
그가 공식 퇴진한 이날 금감위 직원들은 ‘기업 구조조정이 전환점을 돌고 있는 마당에 명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게 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위원장은 1998년 금감위 창립 당시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참여, 부위원장을 거쳐 올해 승진해 위원장을 끝으로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일단 미국으로 나가 머리를 식힌 뒤 지방 대학의 강단에 설 것으로 알려졌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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