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트마 간디와 경제. 어딘지 어색한 조합이다. ‘물레질’하는 간디(사진)의 모습 역시 경제적 생활인의 면모라기보다 구도적 삶의 한 표현으로 비치는 것이 일반적이다.인도 경제와 간디사상 연구가인 아지뜨 다스굽따가 쓴 ‘무소유의 경제학_간디가 생각한 경제’(솔 발행)는 그러나 간디의 이런 모습에서 경제학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근대적 경제학이 놓쳐버린 인간 삶의 바탕을 복원하는 것. 때문에, 저자는 간디를 ‘경제학자’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경제철학적 관점에서 간디 사상을 살핀 저자는 간디의 경제관이 낡은 사회로의 회귀나 공허한 이상론이 아니라고 못박는다.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 무절제한 욕망의 제한, 모든 이의 평등과 존엄성, 경제의 기초로서 이해되어야 할 인간노동, 중앙집중적인 거대산업 반대, 자립적인 마을 공동체 구상 등 일찍이 간디가 제시한 경고와 발언은 현대인이 더욱 숙고해야할 문제라는 것이다.
더욱이 저자는 간디의 경제관이 단지 종교철학적 사유의 산물이 아니라 당시 인도에 대한 구체적 인식에서 나온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비전이었음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저자는 간디의 경제관을 ‘무소유적 개인주의’로 특징 짓는다.
자유주의 경제학처럼 개인을 경제생활의 주체로 삼지만, 그 밑바탕에는 다른 철학적 이념이 깔려 있다는 것.
바로 ‘내 것은 내가 잠시 맡아둔 것’이란 ‘보관인 정신’의 경제윤리다. 이것은 정신적 가치와 정치·경제를 통합적으로 고찰하려했던 그의 철학의 소산이었다고 말한다. 솔, 9,500원.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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