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대만 새 정권이 9년간 베일에 가려졌던 무기도입 범죄 커넥션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다.대만 정부는 지난 1991년 대만 해군의 프랑스제 프리깃함 도입 관련 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프랑스에 협조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자유시보(自由時報)가 6일 보도했다.
양국은 외교관계는 없지만 1997년 체결된 '국제뇌물방지협약’에 근거, 프랑스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1993년 당시 비리를 폭로하려던 대만 해군 고위장교가 의문의 살해를 당하는 등 조직적 은폐의 의혹이 짙은 사건이다.
프랑스에서는 프리깃함 판매와 관련한 '엘프사건’실체가 드러났으나 대만쪽은 용의자의 해외도피와 증거인멸로 수사가 중지된 상태였다.
엘프사건은 롤랑 뒤마 전 외무장관이 중국과의 관계를 염려해 대만에 대한 프리깃함 판매를 반대하자 주력 방산업체 톰슨_CSF가 뒤마의 여자친구인 크리스틴 드비에_종쿠르를 석유재벌 엘프의 로비스트로 채용, 거액의 뇌물로 뒤마장관을 회유한 사건이다.
이런 뇌물공작을 통해 프리깃함 6척을 대만에 160억프랑(2조5,600억원)을 받고 판매하는 '빅 딜’이 성사됐다.
톰슨사는 이 과정에서 '발리 브라브’라는 작전명하에 2억5,000만프랑의 뇌물을 중국과 대만의 고위관계자에게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군 관계자들에 제공된 뇌물을 조사하던 대만 해군 고위 장교는 1993년 12월10일 대만 동부 해안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무기비리의 결정적 단서로 여겨지던 피살자의 녹음테이프 2개가 다음날 발견됐으나 이 테이프들은 일주일 후 심하게 훼손된 채 공개됐다. 그의 조카도 1996년 캐나다에서 피살됐다.
陳총통은 프랑스에서 '엘프사건’의 실체가 드러남에 따라 지난주 고위장교 변사사건 재조사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 구 정권의 비리를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해군장성은 1993년 수사 당시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수사팀에서 제외됐다. 현 국방장관인 우스원(伍世文)도 당시 암살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陳총통이 이번 수사에 적극적이어서 프랑스가 관련 자료를 대만측에 제공할 경우 프랑스_대만의 무기도입커넥션 전말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1993년 당시 야당 지도자이던 陳총통은 "암살사건의 미해결은 국가적 수치이자 군의 치부”라고 말한 바 있다. 대만 언론들은 이번 사건의 해결여부가 陳총통이 구 정권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험대라며 주시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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