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대다. 예전엔 그렇게도 어렵던 외국 나들이가 일상이 되고 다른 나라에 가서 돈을 버는 것도 예삿일이 되었다. 우리나라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외국에 파견되어 근무해야 하는 사람도 늘고, 외국에 나가 장사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다른 나라를 오가는 일이 쉬워졌지만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은 늘 있게 마련이다. 사회보장료 이중 부담이 그 하나다. 즉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면서 외국가서 그 나라 연금보험료를 면제받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국민연금의 가입대상이 되고,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나라가 외국인을 의무가입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험료 이중부담은 계속 따라다니게 되어있다. 괴로움은 또 있다. 외국에 고율의 보험료를 냈지만 가입기간이 짧다보니 연금을 받을 기회는 거의 없다.
아무런 혜택없이 돌아오게 되는것이다. 괴로운 사람은 또 있다. 이민갔다가 다시 귀국하는 사람들이다. 두 나라의 연금제도에 열심히 가입했지만 각각의 기간이 짧아 어느 나라에서도 연금을 받을 수 없게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보다 국민연금도 먼저 도입했고, 외국과도 교류가 많았던 선진국들은 사회보장세 이중부담 등이 일찍부터 사회문제가 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간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해왔다.
즉 협정을 통해 한나라의 연금제도에 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다른 나라의 연금제도에의 가입을 면제하도록 함으로써 보험료 이중부담을 해결해왔다. 가령 이중 보험료를 부담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인 파견근로자에게는 일정기간(3~5년)동안 파견하느 나라의 연금제도에만 보험료를 내도록 하는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협정은 양국의 연금제도에 가입한 기간을 양국에서 서로 인정하는것이다. 이로서 이민자나 해외장기체류자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7년 가입하고 캐나다 연금제도에 15년 가입한 자는 협정을 통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늦은 1988년이 되어서야 국민연금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1990년대 중반부터 사회보장세 이중부담 등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미국 등과 협정을 체결하고자 노력해오고있다. 그 결과 작년 5월1일 캐나다, 금년 8월1일 영국과 협정이 발효되기에 이르렀다.
사회보장협정은 세계화시대를 맞아 체결당사국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연금급여에 대한 권리를 늘이기위한 국제적인 노력이다. 국제적인 협력에 우리나라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태섭 보건복지부 연금보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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