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이해관계가 적은 어린 사람의 눈은 맑다.그래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어린이가 주체가 돼 사회와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MBC가 8·15 특집극으로 마련한 ‘선감도(仙甘島)’(극본 이경식, 연출 오경훈·15일 오후 10시 5분)도 어린 두 형제의 눈으로 바라 본 일본의 실체를 보여준다.
경기 화성군 선감도에 실제 존재했던 부랑아 수용시설인 선감원. 강제로 수용된 두 형제와 어린이들의 경험 자체가 일본 군국주의 야만적 실상을 대변해준다.
소년들이 자유를 그리워하며 싸웠던 모습은 식민지 국민으로서의 용기와 희생, 그리고 진정한 자유의 모습이다.
일제의 만행이 극에 달하던 1942년 5월 이곳에 부랑아 수용시설인 ‘선감원’이 들어섰다.
부랑아들에게 직업 훈련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10대 소년들을 강제 노역에 동원하고 일부를 징병해 전장으로 내몰았다.
“드라마에서의 선감원은 일제 식민지 사회의 축소판이자 상징적 공간” 이라는 제작진의 설명처럼 선감원을 보면 일제 시대의 본질이 드러난다.
배고파 찐빵 한 개를 훔친 형제가 선감원에 수용되면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철저한 탄압과 고립의 순간이다.
일본 군국주의의 대변자인 선감원의 교관은 잔학의 모든 형태를 보여준다. 그는 수용 어린이들을 편을 갈라 길 들이고, 혹독한 체벌과 성폭행 등을 일삼는다.
수용 어린이는 탈출만이 살 길이다.
식민지 국민이 해방만이 살 길이듯. 섬을 탈출하려는 숱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교관의 집요한 감시에 실패하지만 끝내 성공하는 어린이들. 질곡의 식민지 36년의 세월이 끝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전남 구례, 전북 고창, 경북 군위 등에서 촬영을 마친 이 드라마에는 아역으로 양동근 김경호 김인권 등이 출연한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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