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지하철 7호선 개통에 이어, 7일 6호선 31㎞ 중 봉화산_상월곡 구간 4㎞가 우선 개통된다. 이 노선의 태릉입구역에서 7호선, 석계역에서 1호선을 갈아탈 수 있어 노원·중랑구 주민들의 교통생활이 한결 나아지게 됐다.나머지 27㎞는 오는 11월 완전 개통되는데, 이 때를 기해 서울시의 제2기 지하철(5~8호선 160㎞) 건설사업이 마무리된다.
서울의 지하철은 7일 현재 260㎞로, 국철구간을 포함하면 총연장 308㎞다. 영업노선거리로는 뉴욕 도쿄 런던 등에 이은 세계 제5위다. 청량리_종로 구간의 1호선 개통이 불과 26년 전이었으니, 그 사이 세계적 지하철 도시가 된 것이 꿈 같은 일이다.
짧은 기간 집중적인 공사에 투입된 그 많은 예산을 부담한 서울시민과 관계자들의 노고에 고개가 숙여진다. 무엇보다 오랜 공사기간 중 극심한 교통난을 참아낸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위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서울 지하철이 그 천문학적인 예산과 노력, 범시민적 고통이 아깝지 않을만큼 유용한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7월말 현재 서울 지하철 교통인구는 하루 440만명, 수송 분담률은 34% 정도다. 시내버스의 분담률을 겨우 추월한 정도다.
7호선 완전개통과 6호선 부분개통 이후에도 40%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지하철 건설이 교통난 해결의 알파요 오메가”라던 서울시의 판단이 크게 빗나갔다는 결론이다.
서울지하철 1기 사업(1~4호선) 때 우리는 이 공사만 끝나면 지하철이 도시교통의 주축이 된다는 장밋빛 전망에 취해 있었다. 그런데 2기사업이 다 끝나도록 서울의 교통을 여전히 육상 차량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은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그렇다고 만들어 놓은 지하철을 내팽개쳐 둘 수는 없다. 문제는 지하철 활용도를 어떻게 끌어올려 교통난을 해결할 것인가 하는 점이고, 범시민적 논의도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오래된 외국의 지하철들보다 쾌적하다고 자랑되는 서울 지하철이 막상 이용률에서 턱없이 낮은 것은 어딘가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가 실시한 시민 여론조사를 보면 지하철에 대한 불만이 시내버스보다 높았다.
승강장이 너무 깊고 환승역간 거리가 멀어 걷기 힘들고, 시내버스 택시와의 연계체계가 미비해 역까지 가기가 불편하고, 각종 안내판 표기의 혼란으로 초행자 이용이 어렵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이유였다. 서울시는 이런 불편들을 해소하는 데 힘쓰면서 환승 주차료 인하, 도심지 주차료 인상 등 적극적인 지하철 이용 유인책도 강구해 주기 바란다.
입력시간 2000/08/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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