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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 숨은비디오]'핵전쟁 위기' 영화를 생방송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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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 숨은비디오]'핵전쟁 위기' 영화를 생방송 방영

입력
2000.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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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 세이프'영화가 미래를 예견하거나 현실에 대한 경고와 고발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한 순기능이라 하겠다.

1962년에 출간된 유진 버딕의 소설 ‘페일 세이프’는 냉전 시대의 핵 공포를 생생하게 그려내 두 편의 영화 탄생의 밑바탕이 되었다.

미국이 쿠바와 대치하던 1964년에 나온 시드니 루멧 감독의 ‘페일 세이프’와 그보다 1년 앞서 나온 스탠리 큐브릭의 블랙 코미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루멧의 ‘페일 세이프’는 올해 국내 TV로 소개되었고, ‘닥터…’는 비디오로 출시되어 있다.

영국 출신인 스티븐 프리어즈가 리메이크한 ‘페일 세이프(Fail Safe)’(12세·WB)는 원작이 나온 시대와 멀어진 탓에 이벤트 영화로 더 조명을 받았다.

영화 서두에 월터 크롱카이트가 나와 설명한대로 생방송으로 영화를 방영한 것. 올 4월 9일, CBS의 4개 스튜디오에 배우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연기를 하며 85분짜리 영화를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냈다.

김기덕 감독의 ‘실제 상황’이 같은 촬영 방식을 택했지만, 사후 편집 등의 과정이 있어 ‘페일 세이프’의 경제성, 긴장감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진행의 특이함을 살려 5개 장으로 나누어 연극 분위기로 끌어가고 있는 ‘페일 세이프’는 사전 준비의 철저함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기억할 만한 영화가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무거운 마음으로 ‘페일 세이프’를 보게 된다.

영화 말미에 2000년 현재의 핵보유국으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이스라엘, 파키스탄, 인도와 함께 북한을 명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 폭탄을 실은 미국 비행기가 기계 조작 실수로 모스크바로 향하게 된다. 핵전쟁을 염려한 미국 대통령(라차드 드레이퓨스)은 핫라인을 통해 소련 총리에게 비행기를 격추시켜달라고 요청한다.

실수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소련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은 소련이 비행기를 격추시키지 못하면 뉴욕에도 같은 양의 핵 폭탄을 투하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비행기를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인 ‘페일 세이프’를 통과한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냉전 논리에 물든 미국 지도자들은 “꿈의 기회가 왔다”며 소련을 없애자고 주장한다.

◆감상포인트/시스템이 복잡할수록 문제 발생 확률은 커진다는 현대전의 위험을 실감할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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