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8·30 전당대회에서 후보들간의 ‘정권 재창출’방법론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권 재창출 논의의 두가지 큰 줄기는 ‘선(先) 전국정당화’론과 ‘선 강한 여당론’. 경선 초반 레이스에서 ‘양강(兩强) 구도’를 펼치고 있는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과 한화갑(韓和甲) 지도위원이 각각 두흐름을 대표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전국정당화 주장은 곧 호남 견제론과 맥이 통하기 때문에 호남 대 비호남 주자들간의 대결 양상을 반영하고 있다. 김근태(金槿泰) 지도위원 등 개혁파들은 “개혁 정당으로서의 체질 강화’가 강한 여당론의 본질”이라며 논의에 가세하고 있다.
한위원측은 “대통령의 의중을 잘 헤아려 정국을 주도하는 집권당다운 집권당으로 변신, 재집권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상천(朴相千)의원도 “힘있는 여당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지도부에 포진해야 한다”는 ‘인물론’을 강조한다.
“당에 경륜이 필요하다”는 김태식(金泰植) 의원의 주장도 같은 맥락.‘전국 정당화’론에 힘이 실릴 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호남 주자들은 “단순한 지역적 조합은 사상 누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인제 고문 캠프를 비롯한 상당수의 비호남 주자들은 “전당대회에서 ‘호남당’의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정권 재창출은 요원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영남 의원들은 “당내에 영남권 대표들이 나와야 활로가 생긴다”며 ‘영남 주자론’을 펴고 있다.
김기재(金杞載·부산) 의원은 “왜 국민회의에서 민주당을 만들었는 지를 되새기자”며 ‘창당 정신’을 강조했고, 정대철(鄭大哲·서울) 의원도 ‘동서간 햇볕 정책’을 거론하며 전국정당화에 무게를 둔다.
김근태 지도위원은 “(개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고, 김민석(金民錫) 추미애(秋美愛) 의원도 확실한 개혁 이미지 부각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역할 분담론을 주장했다.
“지역분할 구도에서 중부권이 역할을 해야 한다”(안동선·安東善지도의원), “정책 역량강화를 통한 지지기반 확대”(조순형·趙舜衡의원), “민주당-자민련 합당과 여성지지기반 확대”(김희선·金希宣의원) 등 개성있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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