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상봉 1순위 장이윤씨“오마니, 막내아들이 갑니다. 이게 꿈은 아니갔디요.”
북한측이 지난달 27일 통보해 온 생존이산가족 중 최고령인 구인현(具仁賢·109)씨의 막내아들인 장이윤(張二允·72·부산 중구 영주동)씨는 4일 8·15이산가족 상봉 방북단에 1순위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를 만나면 먼저 ‘불효자식 막내아들이 왔습니다’라고 소리치면서 어머니 품에 안겨 마음껏 울겠습니다.”
장씨는 “어머님의 생존소식을 들은 뒤 매일 집 근처 사찰과 암자에 나가 어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불공을 드리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
“50대 때의 어머니 얼굴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는 장씨는 “끊었던 담배도 최근 다시 피우게 됐고 식욕도 없어 저녁 때면 술을 마시면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며 어머니와 50년만의 상봉을 기다리는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
어머니에게 줄 선물로는 연분홍색 저고리와 자줏빛 치마, 고무신, 버선을 준비했다. 금가락지와 목걸이 귀고리이 등 패물도 가져갈 예정이다.
장씨는 “어머니를 당장 모셔오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노모가 마지막 남은 여생을 막내자식과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북한측이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
■ 탈북자 탁영철씨 딸 백일
"오마니도 절 이렇게 키우셨겠죠…"
“첫 딸의 백일을 맞으니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지’하는 생각에 그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지난해 10월 ‘북남남녀(北男南女)’미팅을 통해 남한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은 탈북자 탁영철(卓英哲·29)씨가 딸 수림(秀林)양의 백일잔치를 이틀 앞둔 4일 북에 계신 부모님께 눈물의 편지를 띄웠다.
탁씨는 한 인터넷사이트에 올린 편지에서 “불효자인 저도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가 됐습니다. 밤낮 가리지 안고 울어대는 아이를 돌보면서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설마했던 일들이 정말 이뤄지고 있어 귀여운 손녀의 재롱을 보여드릴 날이 꼭 오리라는 희망 속에 살겠습니다”고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수림양의 백일잔치에는 결혼식때 탁씨의 ‘아버지’ 역할을 했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일 할아버지’로 참석할 예정이다. 황해 봉산 출신인 탁씨는 1995년 신의주 경공업대학 재학중 탈북을 시도해 수용소생활을 하다 이듬해 5월 탈출에 성공, 중국에서 숨어 지내다 97년 귀순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