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이후냐, 2001년말이냐.반도체 경기의 둔화시점을 둘러싼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가 4일 ‘반도체 경기와 국내 수출영향’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력인 D램 수출시장은 2002년 말까지는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나섰다.
■2003년이후 둔화설 반도체 논쟁에서 다수론은 ‘2003년이후설(說).’ 세계적 반도체 통계기관인 WSTS는 반도체 시장규모가 금년 1,950억 달러에서 2003년 2,890억 달러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고, DQ도 금년 2,220억 달러 2002년 3,210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란 호·불황 각 3년, 즉 6년 주기를 타고 있는데 현 호황국면이 99년 시작된 만큼 빨라야 2003년부터나 수축기로 접어들 것이란 주장이 첫번째 근거다. 또 금년 세계 반도체 투자는 58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인 만큼 공급과잉으로 연결되기 까지는 2~3년의 시간은 소요된다는 것이다.
■조기둔화설 이르면 2001년말, 늦어도 2002년 초에는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소수견해도 있다. 살로먼 스미스바니 증권은 “휴대폰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향후 6~9개월내 성장둔화가 예상된다”며 지난달 4개 반도체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고, 시장분석 기관인 IC인사이트도 반도체 경기둔화 시점을 2002년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영향은 재경부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논쟁 자체가 일부 해외증권사들의 주가차익 실현전략, 또는 일본의 한국반도체 업계 견제전술이란 주장도 있다”며 “경기논쟁과 관계없이 2002년까지는 우리나라의 D램 수출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수요로 볼 때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는 2004년까지 연평균 시장규모가 11.6%, 정보통신기기는 15.8%씩 높은 성장이 예상돼 D램 시장도 15%가 넘는 지속적 확대가 예상된다.
공급측면에서도 2001년까지 주요 메모리업체들의 신규라인 건설계획이 3개(삼성 2개, 미국 마이크론 1개)에 불과할 만큼 신규투자가 자제되고 있어 공급과잉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금년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19억달러를 기록,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25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전자의 변수 업계에선 현대그룹 자구노력차원에서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현대전자 매각’문제가 국내 반도체 경기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현대전자를 일본이나 미국,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대만업체가 인수한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현대를 인수한다면 사업구조가 다시 메모리 위주로 후퇴할 수 밖에 없어, 현대전자의 매각은 성사되기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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