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시행 사흘만인 3일 병원 원외처방전의 ‘문전(門前)약국’ 편중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반면 동네약국은 생존을 위해 노골적인 임의조제에 나서는 등 의약분업의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협력업체인 ㈜케어몰은 무인원외처방전달시스템(키오스크)을 통해 발급된 총 1,330건의 원외처방전을 추적해 본 결과 44% 가량인 582건이 인근 2개 약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병원 정문에 있는 Y약국의 경우 무려 452건의 처방전을 수용했고 후문에 위치한 S약국도 130건을 처리했다.
또 18%인 243건은 18개 협력약국으로 처리됐으며 나머지 478건만이 동네약국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병원은 이날 하루 발행된 총 1,800여건의 원외처방전 중 절반이 넘는 995건이 D·L약국 등으로 집중됐다.
그러나 주택가에 위치한 동대문구 K약국은 처방전이 없는 다래끼 환자에게 “다음에도 필요하면 꼭 오라”며 항생제를 제공했고 서초구 G약국은 감기두통환자에게 “처방전이 필요없는 약”이라며 한약봉지와 클룩신이라는 알약을 건네줬다.
한편 전체 전공의의 76%인 1만1,792명으로 파업참가자수가 늘어난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은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이 정상가동될 뿐 외래진료의 차질이 악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현재 문을 닫은 동네의원은 전체의 24.9%로 서울의 경우 148개 의원이 폐업에 가세해 폐업률이 43.5%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는 야간 응급실환자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는 병원에서 하루치 정도의 약을 직접 줄 수 있도록 의약분업 시행규정을 탄력운영키로 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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