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5관왕 도전을 선언한 ‘단거리 여제’매리언 존스도 100m 기록 도전만큼은 함부로 입을 열지 않는다. 시종 세계기록 경신을 떠벌이고 있는 남자단거리스타 모리스 그린(9초79)과 달리 입이 무거워서가 아니다.전설적인 단거리스타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88년 7월16일 서울올림픽 미국 육상선발전 8강 1차전서 10초49의 기록을 작성한 이후 여자100m는 1, 2년을 주기로 기록을 경신해온 남자와 달리 12년간 한치도 전진하지 못했다.
엄청난 근육질로 약물복용 논란도 있는 조이너의 100m기록은 ‘바람의 기록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육상의 미스터리. 10초49는 84년 에벨린 애시포드(미국)가 작성한 세계기록 10초76을 무려 0.27초나 줄인 경이적인 기록이었다.
단거리에선 초속 2.0m이하의 뒷바람만 공인되는데 조이너가 세계기록을 작성할 당시 스코어보드상에 나타난 풍속은 ‘0m/s’. 즉 바람 한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세계기록이 작성된 8강 1차전과 2차전은 0m/s로 계시됐으나 불과 몇분여 뒤에 열린 마지막 8강 3차전 뒷바람속도는 무려 5.0m/s였다.
조이너가 뛴 1차전때는 결승선 끝에 있는 스코어보드위 깃발이 뒷바람에 펄럭이고 있는데 정작 스위스시계로 측정된 스코어보드에는 0m/s로 나타났다. 이 장면은 비디오로도 확인됐지만 세계육상경기연맹은 이런 의문을 묵살했다.
특히 조이너는 8강전에 몇시간 앞서 열린 예선전에서 3.2m/s의 뒷바람을 안고도 10초60을 기록했고 사력을 다한 결승전서도 1.2㎙/s의 뒷바람이 부는 가운데 10초61에 그쳐 ‘바람의 신’이 개입됐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조이너 이후 매리언 존스가 1998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처음으로 10초65를 기록했다. 그러나 요하네스 버그는 해발 고도가 1,000m이상으로 공기저항이 적은 이점이 있어 이 기록에는 'A(ALTITUDE)’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비공인이다.
존스는 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 100m서 10초68로 우승, 다시한번 10초60대에 진입했지만 풍속 2.2m/s로 또 다시 비공인 기록에 머물렀다. 여자 100m기록은 ‘바람의 신’과 ‘육상천재’가 빚어낸 불멸의 기록이 될지 모를 일이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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