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녹색연합 박그림씨설악녹색연합 대표 박그림(52)씨가 설악산과 산양을 살리기 위해 전국 자전거 투어에 나선다.
박씨는 15일부터 45일간 강릉을 시작으로 동해 안동 울산 부산 마산 제주 목포 광주 전주 대전 청주 인천 서울 의정부 등 전국 37개 도시를 자전거로 돌며 설악산의 훼손 정도와 산양의 생태, 밀렵 실태 등을 알리고 관심을 호소할 계획이다. 자전거로 달릴 거리만도 2,800㎞.
"병은 자랑해야 낫는다고, 설악산과 산양의 어려운 실태를 널리 알려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 사람인 박씨는 설악산을 그리워할 정도로 좋아해서 본래 이름인 상훈(相勳)을 버리고 1972년 그림으로 개명했다.
92년부터는 가족과 함께 아예 설악동에 터를 잡았다.
그의 설악산 생활은 자연스럽게 산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산양은 반달가슴곰과 더불어 설악산의 대표적 야생동물. 반달가슴곰이 자취를 감춘 지금 산양만이라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박씨는 일주일이면 3, 4일씩 산에 들어가 산양의 흔적을 찾고 있다.
그런데 설악산이 등산객과 사찰, 음식점들로 통째로 중병을 앓으면서 산양도 터전을 잃고 있다.
산양은 1960년대 말만 해도 수천마리가 있었으나 무분별한 남획으로 지금은 겨우 50여마리가 어렵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박씨는 '설악산 산양의 동무 작은 뿔’의 대표를 맡고있으면서 올 5월 강원 양구의 '산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고성 '녹색사랑회’ 등과 함께 '산양을 위한 연대’라는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박씨는 "그동안 설악산을 어머니로 생각했는데 그 어머니가 이제 병들고 지쳐있어 내가 업고 응급실에라도 데려가야한다는 심정으로 자전거 투어에 나서게 됐다”며 "어머니의 건강을 회복시킬 의사는 바로 우리 국민인만큼 다들 큰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