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일 민주당의 단독 상임위 강행에 맞서 소속 의원들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의원 간담회를 열었으나, 일부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불신감을 표출하는 바람에 내부 분열상만 노정하고 말았다. 의원들의 심사를 자극한 직접 원인은 이회창 총재의 불참.정창화(鄭昌和) 총무가 “(휴가를 끝내고) 당무에 복귀한 이총재가 일정 관계로 오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으나, 의원들 사이에는 미묘한 냉기가 돌기 시작했다.
간담회가 끝날 무렵 참다못한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당이 어디로 가는지 의원들도 모르고 있는데, 총재는 왜 보이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고, 손학규(孫學圭) 의원도 간담회장을 빠져 나가며 “의원들만 모아놓고... 총재가 나와야지”라고 꼬집다가 이원창(李元昌) 총재특보와 말다툼을 벌였다.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짓던 김덕룡(金德龍) 의원도 “(이총재가) 밀약설 때문에 찔리는게 있는지 ‘장기판의 졸’처럼 의원들을 동원해 저지하는 모양새만 갖춘 후 자신은 빠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총재는 부랴부랴 국회로 달려와 의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데 이어 저녁에는 국회주변 식당에서 소주 폭탄주까지 돌리며 불만 무마에 나섰으나 어색한 분위기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