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조선족 100년사
1860년대 이후 중국 옌볜(延邊) 일대를 중심으로 생활해 온 조선족의 역사가 사진으로 펼쳐진다. 중견 사진작가 류은규(38)씨가 옌볜 일대를 10년 동안 방문하며 수집한 것과 옌볜대 민족문제연구소가 소장한 사진 등 300여 점이 ‘잊혀진 흔적-사진으로 보는 조선족 100년사’ 전시회에서 공개된다.
아트퍼브릭컴 코리아 주최로 10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감수했다.
17세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에서 시작된 조선인의 중국 유입은 19세기 자연재해에 따른 농민경제의 파탄으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들은 새로운 땅에 도전하는 개척자들이었다. 1910년 일제의 조선 강점으로 조선인들의 이주가 가속화함에 따라 이곳은 항일무장독립운동의 거점이 됐다.
8·15 해방의 기쁨도 잠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전투가 진행됨에 따라 옌볜 일대에서도 예외없이 조직적인 세력 다툼와 숙청의 물결이 휩쓸었다.
이어 한국전쟁이 시작되자 조선족들은 중국인민지원군에 편성돼 한국전에 참가하게 됐다. 1952년 옌볜조선민족자치구가 성립된 이후 경제성장이 착실히 진행됐지만, 1960년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선족 역시 중국의 정치파란과 함께 부침할 수밖에 없었다.
옌볜 조선족은 이런 격동의 시대를 겪으며 한·중·일 3국과 함께 얽히고 설키었던 한민족 역사의 생생한 한 줄기였다.
홍범도, 김좌진, 무정 등 항일 독립군을 이끌었던 장군들의 현지 모습, 젊은 무명의 독립군 전사들 모습 등 국내에 희귀한 항일독립 관련 사진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해방 후 중국에서 전개된 사회주의 혁명과 문화대혁명의 여파도 어김없이 볼 수 있고, 조선족의 생활과 풍습도 엿볼 수 있다.
사진을 수집한 류은규씨는 ‘청학동 사람들’ 사진으로 잘 알려진 작가. 한국인의 얼굴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조선족 문제에 접근해갔다. 10년 동안 옌볜을 왕래하며 조선족의 사진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들이 가족 대대로 품고 있었던 사진도 입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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