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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스쿨' 동창찾기 인기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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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스쿨' 동창찾기 인기폭발

입력
200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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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이러브스쿨’사이트를 알고 정말로 옛 친구들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서 들어와 봤는데요.세상에 이럴수가!!! 정말로 20여년 전의 친구가 있는 거예요.” “우와, 감동! 감격! 어머나 세상에, 찾았어요!”

'아이러브스쿨' 동창찾기

가입회원 250만 육박

이용자 70~80%가 20대

“세상에 이럴 수가, 찾았어!” 이 경악에 가까운 환호가 지금 20대를 휩쓸고 있다. 20대 누구를 만나거나, 인터넷 게시판을 슬쩍 흘겨봐도 ‘아이러브스쿨’을 통한 동창 만남 얘기다.

서울의 만남 1번지로 불리는 강남 뉴욕제과 앞에선 “진짜 오랜만이다” “하나도, 안 변했구나”라는 말을 쉽게 듣는다.

전국의 ‘물 좋다’는 곳의 주말 만남의 반 이상이 ‘아이러브스쿨’을 통한 동창찾기라고도 한다.

지난해 10월 동창찾기 사이트로 문을 연 ‘아이러브스쿨’(iloveschool.co.kr). 올 5월부터 급속도로 회원이 불어나 6월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기고 지금은 무려 250만 명에 육박했다.

하루에 5만~6만명씩 회원이 불어나는 추세고 현재 하루 3,000여만 페이지 뷰로 국내 4위다.

홍보비 0원으로 광고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고, 변변한 이벤트도 없었다. 또, 느린 속도로 사용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로 유명한 사이트지만 발길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런 폭주는 순전히 인터넷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입소문 때문이었다.

이들 사용자의 70~80%가 20대. 그러니까, 이 열풍은 20대들의 동창찾기 신드롬이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의 동창이 주 대상이다. 소식을 전혀 모른 채 몽롱한 기억으로만 남아있던 첫사랑이나 딴짝 친구들이 눈 앞에 등장한 데 대해 이들은 경이로운 기적처럼 흥분한다.

어찌보면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에 주력해야 할 이 세대가 어린 시절에 열중하는 모습은 퇴행적으로 비칠지 모른다.

이들의 감탄에는, 그러나 인터넷의 진정한 위력에 대한 실감이 깔려있다. ‘inter’라는 언어 그대로, 그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망이다.

광케이블을 통해 흘러드는 비트 뒤에 숨은 그 혹은 그녀와의 터치. 채팅과 번개팅, 인터넷 동호회 등 인터넷 짝짓기 문화의 형태로 그 욕망은 꾸준히 확장됐지만, 한편으로 공허했고 휘발성이 강했다. 살붙이의 느낌이 없었다.

초등학교 동창은 달랐다. 첫사랑, 단짝친구 등 향긋하면서 끈끈한 그 추억의 점액질로 만남은 보다 질퍽해졌다.

디지털의 금속성을 녹일만 했다.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휴머니즘화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면에선, 20대의 인터넷 짝짓기 문화가 ‘휴머니즘’이란 새로운 자양분을 발견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를 지긋이 먹은 후 사회적 지위를 재확인하고자 하는, 또는 인맥을 통해 그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기존의 고등학교·대학교 동창회의 지연·학연이 이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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