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運)7 기(技)3'도박에나 어울릴 것 같은 표현이지만 그는 스스럼없이 이렇게 설명한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지 불과 3년도 채 되지않아 회사를 업계 1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비결을.
LG캐피탈 이헌출(李憲出ㆍ52)사장. "게으르다"는 한마디로 자신을 표현할 만큼 겸손하지만 그 이면에는 강인한 '쌈닭' 기질이 잔뜩 도사리고 있다. "'누구와 싸워서도 이긴다', '어떤 환경이 오더라도 이익을 낸다'는 것이 나름의 경영철학입니다."
환경이 그를 변화시켰던 것일까. LG회장실 부사장을 지낸 이 사장이 LG캐피탈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외환위기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던 1997년 12월. 연 30%가 넘는 살인적인 고금리로 자금조달이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했고, 고객들의 신용카드 사용도 대폭 줄어들던 최악의 시기였다.
"앞이 캄캄했죠. 이렇게 망하나 저렇게 망하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위기는 기회'라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쳐나갔습니다." 이 사장의 공격경영은 자금난에 시달리던 고객들의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맞물려 '대성공'을 거두었다.
영업적인 측면에서 모험을 시도한 것은 신용카드의 개념을 바꾼 데 있다. '모든 신용카드는 똑같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계층과 연령층, 지역별로 특화한 상품을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레이디카드',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2030카드'가 대표적인 상품. "이전까지만 해도 일부 부유층이 주 고객이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중산층은 소비욕구는 넘쳐나지만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고객으로서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거죠."
취임 당시 500만명에 불과하던 회원수는 6월말 현재 979만명으로 두배 가까이 뛰어올라 국민, 삼성카드 등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는 새로운 회원을 유치하는 것 보다는 기존회원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마케팅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약력
▲ 1948년 경남 창령 출생
▲ 1964년 용산고 졸업
▲ 1972년 서울대 상과대학 졸업
▲ 1984년 LG상사홍콩지사장
▲ 1991년 LG회장실 상무
▲ 1994년 LG회장실 전무
▲ 1996년 LG회장실 부사장
▲ 1997년 LG캐피탈 부사장
-사장
♧ 나의 취미
취미란에 적는 것은 등산.
하지만 1년에 한두번 산을 찾을까 말까 하다. 이보다는 무협소설이나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사무실에서 여가시간을 활용해 틈틈히 읽고 있다. "여유가 생기면 직접 무협소설을 쓰는 것도 생각중"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할 정도. 모자라는 운동은 가끔 골프장에서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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