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육우협회 ‘우유나누기’편한국낙농육우협회‘사랑의 우유나누기 캠페인’CF에는 몇가지 소중한 얘기가 숨어있다.
탤런트 전광렬과 황수정이 기꺼이 CF출연을 받아들이면서 무료출연을 제의하고 나선 것. CF제작진이 모두 댓가를 받지 않고 봉사했다는 것. 촬영장인 관악구 봉천동 ‘신나는 집’이 일찌감치 사랑의 우유나누기운동으로 조성된 성금을 지원받아 왔다는 것. 방영첫날 1,000개의 모금전화 회선이 모두 불통됐다는 것 등이다.
결식아동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신나는 집’을 찾아온 상진이와 명희에게 두 남녀 자원봉사자가 병든 어머니몫으로 우유를 한아름 안겨준다는 게 CF 내용이다.
제작진은 사실감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배식받는 어린이들을 출연시키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했었다.
그러나 ‘신나는 집’을 운영하는 희망교회 목사가 “어린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며 “어린이들이 화면에 나온다면 장소조차도 빌려주지 않겠다”고 완강히 반대했다는 후문. 우유 1통을 마시면 결식아동을 도울 수 있는 ‘1원’이 쌓인다. ARS(700-1661)나 낙농육우협회(02-598-1213)로 전화를 걸어도 기부금을 적립할 수 있다.
■한솔엠닷컴 ‘사랑은 움직이는 걸까’편
정말 사랑은 움직이는 것인가. 한솔엠닷컴의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마지막편에선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시청자에게 답을 맡겼다.
차태현과 양민아가 함께 귀국하는 날, 공항에서 태현을 기다리던 김민희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린다.
“행복해야 돼”라는 민희의 메시지를 받은 태현이 돌아서서 달려가는 순간 태현의 앞에서 자동차가 급정거한다.
CF는 결론없이 끝. 태현이 민희에게로 돌아갈 수도 있고, 민아가 태현을 붙잡을 수도 있다.
또 태현이 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 움직이는 사랑의 결론은 시청자의 몫이라는 얘기다.
결국 명확하게 누군가를 선택하게 하는 대신 모호한 상황을 설정해 시청자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열린 광고’를 시도한 셈. 또 한가지. 한솔엠닷컴의 홈페이지 설문조사에선 ‘태현이 민희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주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이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옳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시아나항공 ‘안전’편
아시아나항공이 비오는 날 출장간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의 마음을 CF에 담았다. 창가에 앉은 아내의 ‘그이가 출장을 갔다’ ‘비가 많이 온다’ ‘난 걱정하지 않는다’ ‘아시아나를 탔기 때문이다’라는 네마디 대사가 내용의 전부다.
비가 자주 오는 여름철에 맞춰 주룩주룩 비오는 날이 배경. 비오는 날에는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탓에 어느 때보다 안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법. ‘안전한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 보다는 ‘가족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내용에 공감하게 하려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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