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28일 태국 방콕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양측간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각자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원칙적인 의견 접근을 이뤘다.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2시 45분(현지시간)부터 방콕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측 관계 진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하자는 큰 틀의 원칙에 합의했다.두 장관은 이날 북한 고위급 인사의 워싱턴 방문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문제 대북 경제재제 완전 해제 핵·미사일 개발 문제 등 전반적 현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이번 회담은 상견례적 성격이 강하다”며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향후 관계 진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30부터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북정책을 추진하기로 재확인했다.
이장관은 한미주둔기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과 관련, “최근 포르말린 무단방류 등 개별 사안들이 미국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에 해로운 분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며 “양측이 기술적 측면에 집착하지 말고 정치적 결단을 발휘해 조속한 시일내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이장관의 언급에 전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러, 미·러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미사일 개발 등과 관련한 북측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며 “그러나 정확한 북한의 진의가 파악되지 않아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콕=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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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00/07/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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