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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소년스포츠 부모극성에 '중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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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소년스포츠 부모극성에 '중병'

입력
200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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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미 보스턴 버뱅크 아이스링크. 토마스 준타는 열살된 아들 퀸란이 아이스하키 연습중 보디체크로 코를 다치자 상대소년의 아버지 코스틴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경기장밖 자판기 앞에서 이들은 다시 마주쳤고 준타는 코스틴의 얼굴과 가슴을 사정없이 때리고 넘어뜨린 뒤 머리를 마루바닥에 여러 차례 내리쳤다. 마루는 피로 물들었고 코스틴은 이틀 뒤 숨졌다. 아이들의 경기중 부모간 다툼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때문에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자녀는 황금알 거위"

빗나간 자식사랑으로 상대부모·코치에 폭력

미국의 유력 스포츠주간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호에서 부모들의 극성으로 유소년스포츠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극성부모들은 장차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할 운동선수 자녀에 대한 빗나간 사랑에서 상대선수는 물론 선수의 부모, 코치, 심판에게까지 주먹을 휘둘러 스포츠의 순수성과 어린선수들의 마음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뉴욕에 사는 마테오 피카는 “아들의 아이스하키 실력이 향상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하키스틱 두 자루를 감독 얼굴에 날려 기소됐다.

전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3루수였던 레이 나이트도 12세 딸이 참가한 야구경기에서 상대팀 선수 부모와 욕설섞인 말다툼끝에 주먹을 휘둘러 역시 법정에 섰다.

경기결과에 불만을 품고 상대팀 감독을 찾아가 주먹을 휘두르는 부모, 심지어 자녀의 상대팀 선수를 폭행하는 부모도 부지기수. SI지는 이런 현상에 대하여 “유소년 스포츠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라고 논평했다.

스포츠 선수를 자녀로 둔 미국의 부모들은 ‘프로모터’혹은 ‘매니저’에 가깝다. 유명선수가 되면 부가 보장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식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자녀들이 심판판정에 피해를 입을 땐 심판을 폭행하고 경기중 실수라도 하면 ‘스카우터가 경기를 관람하고 있지는 않을까’불안해 한다.

미시간대학 조사결과에 따르면 4세때 부터 운동을 시작한 2,000만 미국 청소년선수중 1,400만명 정도가 부모의 도를 넘는 극성때문에 스포츠에 혐오감을 느끼고 13세 이전에 운동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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