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전 무임승차 열차 요금을 이제야 갚는것을 용서해 주세요”산악비디오 전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재곤(朴載坤·64·서울 은평구 갈현동)씨가 철도청 이영기(李榮基) 안전환경실장을 찾은 것은 26일 오후6시. 박씨는 다짜고자 '외상 기차요금’이라며 10만원권 수표 3장을 내놓았다.
박씨는 이실장에게 41년전 외상으로 기차를 탄 사연을 밝혔다.
1959년 7월 경북대학생산악연맹 회장이었던 박씨는 경북고 대구고 계성고 등 대구지역 고교생 100여명을 교사들과 함께 인솔해 소백산 종주 행사를 가진 후 단양역(현 단성역)에 모인 학생들이 하루 더 머물자고 졸랐다.
경비는 돌아갈 열차요금밖에 없었지만 학생들의 요구를 뿌리칠 수 없었다.
하루 뒤 박씨는 역직원에게 "대구에 가서 열차요금을 내겠다”며 통사정을 해 가까스로 완행 비둘기호 열차를 탔지만 아무도 기차 요금을 갚지 않아 지금까지 ‘집단 무임승차범’으로 남아 있었다.
박씨는 "외상으로 열차를 탄 후 꼭 요금을 갚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뒤늦게 빚을 갚아 미안하면서도 속은 후련하다”고 말했다.
철도청은 당시 단양_대구간 비둘기호 열차요금을 현행요금으로 환산하면 편도 1인당 2,900원에 해당되는 박씨의 외상 요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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