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기대주들이 발을 맞추면서 중국은 또 다시 공한증(恐韓症)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더욱이 한국은 23세 이하 올림픽팀이 주축이었지만 중국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되는 명실상부한 국가대표팀이었다.한국은 28일 밤 중국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정기전서 후반 6분 수비를 뚫는 이천수(19·고려대)-이영표(23·안양 LG)의 콤비플레이로 결승골을 뽑아 1-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에서 강하게 한국을 밀어붙여 기세등등하던 5만 중국관중이 입을 다문 건 후반 6분. 이천수가 수비수 뒤로 파고들던 이영표를 보고 볼을 찔러줬다. ‘꾀돌이’이영표는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강슛, 굳게 잠긴 상대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한국은 이로써 국가대표팀간 A매치경기에서 중국에 14승7무로 월등한 우위를 지켰다. 하지만 이겼으면서도 그다지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경기였다.
■ 전반전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들도 부상을 의식한 듯 적극적인 몸싸움을 회피하는 모습이었고 1대1 개인기에서도 중국에 밀렸다. 한국은 중원에서 공격의 실마리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역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메이커 이천수와 투톱 김도훈, 최용수와의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또 중국의 코너킥 때 결정적인 두번의 위기를 맞아 수비 조직력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수비수들의 위치선정 잘못과 순간적으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전반 5분 코너킥에 이은 리웨이펑의 슈팅과 28분께 리빙의 헤딩슛은 다행히 골대를 스치고 지나갔다. 41분에도 쉬양에게 역습당했지만 GK 김용대가 펄쩍 뛰어오르면서 간신히 막아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한국은 11분께 김도훈의 슛을 시작으로 공격기회를 엿보았다.
31분께 박진섭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38분께에는 최용수가 미드필드 가운데서 30여m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역시 빗나갔다.
■후반전
한국축구 차세대 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중국에 강한 이동국을 최용수 대신 교체투입해 전반의 열세를 만회하려고 했다. 그리고 전반 6분 마침내 이영표의 슈팅 한 방으로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중국은 첫 골을 허용한 후 허둥대다 체력도 떨어져 전반전의 매서운 공격력이 현저하게 무뎌졌다. 허정무감독은 체력이 강한 신병호를 넣어 공격에 힘을 실었고 박강조를 내세워 미드필드진을 보완했다.
한국은 이동국 박강조 등 신세대 스타들을 앞세워 중국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했지만 추가로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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