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해 공동유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 진영도 부통령 후보지명을 놓고 막판고심중이다.과거의 경우 러닝메이트는 전당대회때까지 공개하지 않아 언론의 관심을 유도한 뒤 전당대회날 발표함으로써 극적효과를 노리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부시 진영이 필라델피아 전당대회 1주일전에 공표해버리자 고어측도 일정을 변경, 공화당 전당대회 다음날 발표해 공화당의 김을 빼는 작전을 펴기로 했다.
현재 예상 후보군은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과 톰 하킨 상원의원(아이오와), 밥 그레이엄 상원의원(플로리다), 에반 베이 상원의원(인디애나) 및 조지 미첼 전 의원 등.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하원 다수당 탈환에 전념하겠다며 고사하는 바람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부통령 후보 인선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워런 크리스토퍼 전국무장관이 26일 케리 의원에게 최근 납세실적상황을 제출토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케리 의원이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케리로 좁혀진 이면에는 공화당이 체니를 선택한 것과 긴밀히 관련돼있다.
예일대 출신의 3선의원인 케리는 고어와 함께 월남전 참전한 바있어 주방위군 복무경력의 부시와 군복무를 면제받은 체니 등 부실한 군복무경력의 공화당팀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측은 케리를 내세울 경우 '월남전 복무카드’가 큰 효험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남부 텍사스 출신의 부시와 서북부 와이오밍 출신의 체니 등 '서부벨트’로 엮어진 공화당팀에 비해 케리가 가세할 경우 동부지역 공략에 유리할 것으로 계산하고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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