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태국 방콕의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제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외무장관 회의는 다자 외교무대에 본격 데뷔한 북한 대표단에 회원국과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북한의 독무대였다.현지 신문들은 “북한의 존재, ARF의 초점으로 부각하다”는 등의 굵직한 제목으로 북한의 일거수 일투족을 전했으며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취재진은 “이번 ARF에서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북한”이라고 입을 모으며 백남순 북한 외무상 일행에 대한 취재에 열을 올렸다.
○…의장국인 태국의 수린 핏수완 외무장관이 이날 회의개막과 동시에 22개 회원국 장관들의 동의를 얻어 북한의 23번째 회원가입승인을 공식 발표하자 호텔 2층 볼룸에 마련된 회의장안에는 일제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식 회원국으로 발언권을 얻은 백외무상은 회원국의 환영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ARF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회의는 의장명의 성명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유예를 촉구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려는 한국 등 일부 회원국의 움직임에 북한이 강력히 반발, 한때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북한은 미사일 관련 내용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의장성명에서 삭제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백외무상이 회의시작 시간인 오전 9시 무렵까지도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자 기다리던 취재진들이 이유를 탐문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동이 일었다.
수린의장은 장내에 소란이 이어지자“북한과 중국 대표들이 양자회담 관계로 늦는 것 같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백외무상은 오전 8시부터 탕자쉬안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시작하기전 기자들로부터 26일의 남북외무장관 회담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왜 똑같은 질문만 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북한의 조건부 미사일 계획포기설의 진위와 관련된 혼란이 갈 수록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26일 러시아·북한과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계획포기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할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릴 만큼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러시아의 이바노프장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 발언을 전하면서 기록이나 문서없이 기억에 의존해 구두로만 설명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러시아측이 일부러 모호성을 남겨두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남순 외무상도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의 질문을 받고 최고위 지도자들이 나눈 대화내용에 대해 말할 입장이 못된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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