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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콩코드 사건으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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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콩코드 사건으로 이중고

입력
200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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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발생한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기 추락사고는 프랑스에 심각한 재산상 및 심리적 피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우선 비행기 추락으로 인한 국가적 자존심의 실추가 심각하다.

프랑스 언론들은 26일 일제히 “프랑스의 자존심이 함께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자 신문들은 "꿈은 깨지고 콩코드의 아름다웠던 이미지는 사라졌다.

어제 이후 콩코드는 평범한 항공기일 뿐”이라고 탄식했다.

르 피가로는 '아름다운 흰 새의 종말’이라는 기사에서 "어제 콩코드는 사망했다. 향년 31세”라고 표현한 뒤 "프랑스는 희생자들과 콩코드에 대해 이중으로 장례를 치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콩코드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항공기는 아니었지만 프랑스인들은 콩코드기를 자국 항공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여겨왔고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리베라시옹도 사설에서 "콩코드는 '프랑스의 승리’를 구현한 것으로 우아한 곡선으로 표현된 현대성의 특징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또 르몽드는 "콩코드는 라이벌이 있을 수 없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였다”고 신화의 추락을 아쉬워했다.

에어프랑스는 이같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밀레니엄 특별기에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동원, 기내식을 제공하는 등 화제를 만들었다.

또콩코드기를 타고 일식의 진행 방향을 따라 비행, 6분마다 일식을 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처녀비행 30주년 행사를 거창하게 치러 콩코드기의 존재를 세계에 거듭 확인시켰다. 최근에는 3억프랑(약 480억원)을 투입,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마치고 보유 콩코드기들의 수명을 2008~2010년까지로 연장시켰다.

추가 투자로 수명을 2020년까지 연장할 계획도 추진중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에어프랑스는 희생자들에 대한 엄청난 배상금과 함께 영업수익이 대폭 감소하는 피해를 보게 됐다.

사망자 대부분이 60대의 독일 상류층이어서 배상금 규모만 해도 수억프랑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안전성 신화의 추락에 따른 승객감소로 막대한 수입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사고기의 엔진이상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서둘러 이륙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고를 '방조했다’는 따가운 눈총마저 받고 있다.

특히 사고기 엔진의 역추진 장치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새 부품이 없어 다른 콩코드기의 부품으로 교체한 사실이 밝혀져 국영기업인 에어프랑스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도덕적 비난도 가중되고 있다.

/파리=이창민특파원cmlee@hk.co.kr

■"콩코드기, 엔진고장으로 추락"

지난 25일 파리 근교에서 추락한 에어 프랑스 소속 콩코드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를 예비 분석한 결과 그동안의 추측대로 엔진 고장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한 사법 소식통이 26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사고기의 승무원과 샤를 드골 공항 관제탑간의 교신 내용이 사고기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와 관제탑의 녹음기록에서 확인됐다고말했다.

이 소식통은 회수한 2개의 블랙박스 가운데 1개를 분석한 결과 콩코드기의 2호 엔진 고장이 이륙 직후 추락의 원인이었다는 추론을 뒷받침해준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사고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지방검사보도 사고기 승무원과 샤를 드골 공항 관제탑간의 교신 내용은 여객기가 이륙하기 직전 왼쪽 내부 엔진에 불이났음을 시사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엔진 고장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있다.

콩코드기는 샤를 드 골 공항을 이륙하기 수분전 엔진 역추진 장치의 고장 부위를 다른 항공기의 것으로 교체했으나 이륙 직전의 수리가 엔진 고장의 원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에어 프랑스는 이날 성명을 발표, 사고기가 지난 23일 뉴욕 JFK 공항에서 파리로 회항할 당시 2호 엔진의 역추진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사고기가 파리로 돌아온뒤 수리가 필요했으나 역추진 장치 부품을 부품창고에서 구할수 없어서 다른 콩코드기에서 즉시 부품을 구해 교체했으며 필요한 작업에 30분이소요됐다고 에어 프랑스는 설명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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