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당 6역회의와 의원총회에선 한나라당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특히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총무가 본회의 무산 후 “교섭단체문제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거론하며 “밀약설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이중플레이를 입증하는 증거”라고 비판의 톤을 높였다.의원총회에서 서영훈(徐英勳) 대표는 “어제는 안된다더니 앞으로는 된다고 말을 바꾸는 것은 교섭단체 문제를 야당이 해 준 것처럼 생색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정략적 행태를 꼬집었다.
“이총재는 프로급을 넘어서 정치 10단 정도 되는 술수를 피고 있다”(안동선·安東善의원) “이총재 기자회견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야당지도부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예”(박병석·朴炳錫대변인) 등의 비난도 나왔다.
의원들은 야당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사과 요구에 “대통령을 발목잡아 밀약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책략”이라고 흥분했다. 유용태(劉容泰)의원 등은 “의원 136명이 서명한 법안 상정을 완력으로 저지하는 것이 적법하고 타당하냐”며 일방적인 여론의 뭇매에 억울해 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든 날치기로 국민을 실망시킨 데 사과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많았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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