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법원이 25일(현지시간) 전 군부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4·사진) 종신 상원의원의 면택특권 박탈여부 및 신체정밀감정 여부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20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칠레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칠레판 과거청산’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이번 판결을 앞두고 19일부터 사흘간 심리를 했으며 24일 최종합의를 마친 상태다.
이에 앞서 칠레 산티아고 항소법원은 지난달 5일 피노체트의 면책특권 박탈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그는 판결에 불복, 신체정밀감정 신청과 함께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상고심이 올바른 법적용의 여부만을 판단하는 법률심이라는 점과 역사의 단죄를 요구하는 국내외 여론에 미뤄 이번 재판에서 항소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로써 1998년 영국이 병치료를 위해 자국을 방문한 피노체트를 스페인 사법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체포한 이래 본격적으로 제기돼 온 그에 대한 사법처리 시도는 막바지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번 재판의 계기는 피노체트가 1973년 그의 휘하였던 '죽음의 특공대’의 소행으로 알려진 19명의 정치범 납치·실종 사건과 관련, 3월 인권유린 혐의로 기소됨에 따른 것이다.
칠레 정부와 연방법원은 기소에 따른 재판에 앞서 정당한 사법처리를 위해 종신상원의원으로서의 면책특권 박탈여부에 대한 재정신청을 항소법원에 제출했다.
대법원이 항소심 결과를 확정할 경우 피노체트와 관련한 145건의 형사소송 재판은 물론, 18년간의 '철권통치’를 보좌해 온 3,000여명의 측근에 대한 사법처리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여전히 그의 입김이 서려있는 군·정계의 만만찮은 동요가 예상된다. 반면 기각될 경우 국내외 여론의 반발과 규탄이 이어질게 자명해 칠레 정계는 이래저래 한바탕 폭풍에 휩말릴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대법원이 항소심을 인정함과 동시에 신체정밀감정을 받아들임으로써 사법부의 위상정립과 함께 피노체트 옹호세력의 반발을 무마하는 절충책을 택할것으로 예견한다.
이 경우 신체감정에 대한 의사들의 정밀진단이 나오기까지 피노체트는 각종 형사소송에 앞서 두어달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