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5일에도 국회법 날치기 처리를 둘러싸고 ‘밀약설 대 뒤집어씌우기’ 공방을 계속했다.“한나라당이 교섭단체 요건을 15석으로 완화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흘렸던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은 26일 “지난 주말 김종필 명예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골프회동 때 두분이 15분 가량 독대를 했었다”며 이면 합의설의 확대 재생산을 시도했다.
김대행은 “두분 이외에 4명이 클럽하우스방에 함께 있긴 했으나 두분만 얘기를 나누게 하기 위해 나머지 사람은 10㎙쯤 떨어져 있었다”고 말해 양당 관계자들이 의도적으로 밀담자리를 만들어줬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자 민주당 박병석 대변인은 이를 받아 “이총재와 김명예총재가 15~20분간 단독대화를 나눈 사실에 주목한다”면서 “이는 막후와 무대 위에서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이총재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물고 늘어졌다.
이에 한나라당 주진우 총재비서실장은 “대선배이지만 김대행은 나쁜 사람”이라며 “박희태 부총재가 ‘15석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가 거짓말임이 들통나자 또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실장은 “김대행이 ‘두분이 회포를 풀게 자리를 비켜드리자’고 하면서 방 밖으로 우리를 끌고 나간 뒤 갑자기 문을 안으로 잠가버렸다”면서 “그래서 황급히 부엌문을 통해 들어갔는데, 그것은 길어봐야 5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총재 역시 기자회견에서 “밀약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이 정권은 국회에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도 거짓말로 야당에 책임의 일단을 전가시키려는 비열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힐난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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