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1992년 12월 유엔 총회 결의와 1993년 5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설치됐다. 1991년 이후 구 유고슬라비아연방 내의 민족분규 중 발생한 대량학살과 반인륜범죄에 책임이 있는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법정이다.유엔 국제사법재판소가 있는 국제법 중심지 네덜란드 헤이그의 독립건물에 자리잡은 ICTY에는 모두 75개국에서 파견된 1,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인권단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검사가 기소를 하면 1심에선 11명의 판사가, 항소심에선 5명의 판사가 심리, 과반수 합의에 따라 선고를 내린다. 현재 수석검사는 유럽마피아 수사로 명성을 떨친 스위스연방검사 출신의 칼라 델 폰테(50·여·사진).
‘승전국의 일방적 재판’이란 패전국의 비판을 받았던 2차대전 후의 독일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이나 일본 도쿄(東京)전범재판을 모델로 삼아 주로 각국의 중립적인 법학자들로 재판부를 구성한다. 법정은 영어 프랑스어 세르비아어 크로아티아어 등 각국 언어 통역시설과 비디오증언·컴퓨터화면을 이용한 증거제시 등 첨단시설을 자랑한다.
위성사진 등 물증과 피해자 증언으로 범죄를 저지른 군 부대가 확정되면 실행범이 특정되지 않아도 지휘자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형벌은 신체형인 금고형 뿐이며, 유죄가 확정된 피고인은 ICTY와 수감협력협정을 맺은 유럽 7개국 수감시설로 이송된다.
인종청소, 강간·고문 등 잔혹한 전쟁범죄를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ICTY와 관련 기구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유고 지역에서 발굴·검시된 시신은 모두 5,000여구에 이른다.
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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