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 혹은 초능력의 실체를 조명한다는 목적으로 한달째 방영되고 있는 SBS ‘호기심 천국’의 ‘초능력 완전해부’.호기심천국 "염력은 없다" 주장
이어진 프로선 온통 귀신얘기
그러나 곧이어 방송된 같은 채널 ‘뷰티풀 라이프’의 ‘심령의 실체’는 ‘호기심 천국’의 과학성을 우습게 뒤집었다.
23일 ‘호기심 천국’(오후 5시 30분)은 소위 초능력자라는 사람들이 부릴 수 있는 속임수의 실체를 무술감독 김성남씨와 함께 폭로했다.
염력술사들의 단골메뉴인 ‘숟가락 부러뜨리기’는 기를 넣는 제스처와 함께 숟가락 위를 잡은 손을 아래쪽으로 슬그머니 옮겨 부러뜨리는 간단한 물리학적 속임수에 불과했다.
또 눈으로 철핀을 움직이는 ‘염력’의 실체는 사실 무릎에 몰래 붙여놓은 강력한 ‘자력’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곧이어 방송된 ‘뷰티풀 라이프’의 귀신 얘기는 시청자들을 종잡을 수 없게 한다.
교통사고를 예지한 꿈이야기, 전 주인이 자살한 집에서의 가위눌림 등 섬뜩한 증언이 이어지더니, 급기야 귀신출몰이 의심된다는 자사 숙직실에서 무속인 심진송씨와 함께 귀신찾기에 나섰다.
심씨는 들어오자마자 “두 명의 귀신이 있다”며 “귀신이 실험자들의 가슴, 머리 등을 누른다”고 말했다.
이후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심씨가 얘기한 부위가 저리다는 것. ‘판단은 시청자의 몫’으로 열어 두겠다지만, 그 전개 방식은 ‘귀신은 있다’는 확증으로 시청자를 몰고 간다.
초능력을 해부한다는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이어지는 귀신 이야기. ‘귀신 추방’보다는 ‘귀신초대’가 시청률에 보다 효과적이라서일까. 여름이면 워낙 ‘납량특집’이라는 미명 하에 각종 귀신 프로그램이 범람하기는 하지만 자사 프로그램들끼리 이렇게 장단이 안맞을 수 있는지, 귀신도 헷갈리는 어이없는 편성이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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