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압박 회피냐, 묘안 짜내기냐.”현대 구조조정과 현대차 계열분리의 ‘주사위’를 넘겨받은 현대아산 정몽헌(鄭夢憲·MH)이사회회장이 귀국을 늦추고 현대 구조조정위원회도 대안 마련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현대 해법이 다시 꼬여가고 있다.
싱가포르를 거쳐 일본에 머물면서 대북사업과 관련한 외자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당초 지난 주말 귀국할 예정이었다. 현대 관계자는 “정회장이 아직 일본에 있으나 구체적 일정은 모른다”며 “정주영(鄭周永) 전명예회장이 내달 1일 소떼를 몰고 방북하는 만큼 조만간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귀국을 늦추는 것은 우선 현대차 계열분리와 관련한 정부의 압박을 피해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국민과 시장에 대한 현대의 약속을 들어 거듭 정 회장의 ‘결단’을 촉구했고 정몽준(鄭夢準·MJ)의원과 정몽구(鄭夢九·MK)현대차회장과도 만나 계열분리를 위한 조율을 마쳤다. 이와 관련, 전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정몽헌회장이 귀국하면 즉시 현대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공정위가 정 전명예회장 지분의 우선주 전환방안을 내놓은 이후 몽헌 회장측이 묘안 짜내기를 위한 시간벌기를 하고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현대가 앞으로 닥칠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계열분리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금주중 정회장측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대안을 담은 ‘귀국 보따리’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몽헌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이뤄질 공정거래위원장과의 만남에서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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